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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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10-28 14: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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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무엘기상 16:11-13 
설교일 2012-10-28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시오. 그가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 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사무엘기상 16:11-13>


■ 들어가는 이야기

10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난 한 주간,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생업을 위해서, 또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해서 애쓰신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이웃의 축복이 넘치도록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했지요. 올해가 495주년이 됩니다. 우리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 기념주일로 지키고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우리가 ‘종교개혁’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 ‘종교혁명’이었습니다. 개혁자들의 운동을 통하여 종교를 대하는 사고의 체계가 완전히 뒤집어졌고, 교회의 체제도 완전히 뒤집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 시대의 질서를 완전히 뒤집어엎은 또 한 사람, 다윗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마지막 사사(士師)였던 사무엘이 임금 재목을 찾고 있었습니다. 사울을 임금으로 세우기는 했지만, 사울은 임금으로서의 자질이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탄핵을 당한 것이지요. 사무엘은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서 왕을 세우기 위해서 면접을 봤습니다. 기라성 같은 아들들 일곱 명이 모두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결국, 들에서 양을 치던 막내아들이 왕으로 뽑혔습니다. 이 소년목동이 다윗입니다. 다윗이 어째서 왕으로 뽑히게 되었을까, 물론 하나님의 눈에 들었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그 이유를 몇 가지 짚어보았습니다.

■ 준비된 사람.

첫째, 다윗은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사무엘이 다윗을 점지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다윗이 왕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을 임명할 때와는 달리, 이미 사울이 왕으로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던 때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왕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골리앗을 때려눕힌 사건이었습니다. 홍안 소년 다윗이 어떻게 해서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습니까?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시냇가에서 주운 돌멩이 몇 개로 그렇게 한 것 아닙니까? 이 실력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다윗이 양떼를 몰고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얻은 실력입니다. 맹수들이 양떼를 공격하려 할 때 다윗은 돌멩이를 무릿매로 날려서 그것들을 물리쳤습니다. 그때 연마해둔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도 보기 좋게 골리앗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가수 ‘싸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요. 본명이 박재상인데, 이 친구가 요즘 세계를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까지 빌보드차트에서 5주 연속 2위를 하고 있는데요, 1위까지 올라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빌보드차트, 가수라면 여기에 이름이라도 올려보는 것이 평생소원일 정도로 대단한 차트이지요. 우리나라 가수가 여기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9년 원더걸스가 처음이었는데, 그때는 76위를 했습니다. 그것도 ‘노바디’(Nobody)라고, 영어로 번역한 노래였지요. 그런데 한국 가수가 한국말로 된 노래를 불러서 이 정도까지 이름을 날리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싸이가 몇 주 전에 TV에 나와서 소개한 말이 있지요. “실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기회를 못 잡으면 사장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어도 실력이 없으면 그 기회를 살릴 수 없습니다. 실력을 연마해 둔 사람만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타고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수 있습니다. 다윗이 그랬습니다. 다윗에게는 실력이 있었고, 그 실력이 기회를 만났고, 그 기회를 잘 살림으로써 그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 아우를 줄 아는 사람.

둘째, 다윗은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똑똑하다고 큰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하지요. 그래서 ‘아, 저 사람이라면 끝까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하는 확신을 줄 때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어 있습니다. 다윗은 자기 정적(政敵)인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맞이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울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인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친구의 아버지인데, 내 손으로 사울을 죽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것으로 다윗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점수를 땄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아말렉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온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재물을 다 빼앗아갔습니다. 다윗이 나서서 대반격작전을 펼쳐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빼앗긴 물건들도 다 되찾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쟁 중에 지쳐서 기진맥진한 병사 200명쯤은 남겨두고 갔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함께 갔던 몇몇 병사들이 우겼습니다. 자기들과 함께 출전하지 않았던 군인들에게는 되찾은 물건을 하나도 돌려주지 말고, 다만 각자의 아내와 자식들만 데리고 가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들을 달래서, 남아 있던 사람들에게도 똑 같은 몫을 챙겨주었습니다. 지도자로서 훌륭한 면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어떤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반투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는 50여 미터 떨어진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달아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시작!’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우르르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함께 가서 그것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인류학자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한 명이 먼저 가면 먹을 것을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어째서 함께 뛰어갔지?” 그러자 아이들은 일제히 외쳤습니다. “우분투!”(UBUNTU). ‘우분투’가 무슨 말인가 하면, 반투족 말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언급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아이들은 이 인류학자에게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나머지가 모두 슬픈데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 ― 트위터에서 @mindgood 님의 타임라인. 무엇이든지 함께 누려야 한다는 것, 이것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가장 우선되는 덕목입니다. 무한경쟁을 시켜놓고 1등만 배부른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염치를 아는 사람.

셋째, 다윗은 염치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여러 모로 출중한 인물이었지만 그에게는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습니다. 여자 문제입니다. 왕이 된 뒤의 일인데요, 다윗에게는 충직한 신하들이 많았지요.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우리야입니다. 다윗이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을 알게 되어서 그 여인과 일을 저지르고 말았는데, 그 여자가 하필이면 우리야의 아내였습니다. 한 번 실수로 이 여자가 덜컥 임신을 했습니다. 여기서 다윗이 꼼수를 썼습니다. 여자의 남편인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불러들여서 아내와 자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야가 참 진국인 사람입니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어찌 내가 편안히 집에서 아내와 동침할 수가 있는가, 하며 거절했습니다. 생각다 못한 다윗은 우리야를 최전선 위험지역으로 내몰아서 죽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일을 두고 주님께서는 예언자 나단을 통해서 다윗에게 호통을 치셨습니다. “너는 이렇게 나를 무시하여 헷 사람 우리야의 아내를 빼앗아다가 네 아내로 삼았으므로, 이제부터는 영영 네 집안에서 칼부림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 내가 너의 집안에 재앙을 일으키고, 네가 보는 앞에서 내가 너의 아내들도 빼앗아 너와 가까운 사람에게 주어서, 그가 대낮에 너의 아내들을 욕보이게 하겠다. 너는 비록 몰래 그러한 일을 하였지만, 나는 대낮에 온 이스라엘이 바라보는 앞에서 이 일을 하겠다”(사무엘기하 12:10-12).

이때 다윗은 예언자 나단 앞에서 깨끗이 자기 죄를 자백했습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습니다”(사무엘기하 12:13). 적어도 염치는 있는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염치’(廉恥)란 청렴할 염(깨끗할 염) 자에 부끄러울 치 자를 써서, 이게 깨끗한 일인지 부끄러운 일인지, 분간을 할 줄 안다는 말입니다. ‘염치없는 사람’이란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뉴스를 보셔서 아시겠습니다만, 금강에서 물고기가 수만 마리가 죽은 데 이어, 구미를 통과하는 낙동강에서도 물고기가 수천 마리가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환경부에서는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을 모른다고 발뺌을 합니다. 모르기는 뭘 모릅니까? 4대강 공사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물고기라는 게 시내에 사는 게 따로 있고, 강에 사는 게 따로 있고, 호수에 사는 게 따로 있고, 바다에 사는 게 따로 있는 법인데, 멀쩡한 강을 막아 거의 호수처럼 만들어버렸으니 거기 살던 물고기들이 어떻게 멀쩡하게 살아가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물고기도 못 먹는 물을 먹고 있는 겁니다. 그 공사한다고 빚은 또 얼마나 졌습니까? 앞으로 4대강 수질 개선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야 할 판입니다. 수도요금을 대폭 올리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엄청난 죄를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또 표를 달라고 합니다. 이게 어찌 염치 있는 일이겠습니까? 정치하는 사람들도 사람이니까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죄를 지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한 행동을 한다면 천벌을 면치 못합니다. 다윗은 자기 잘못을 즉시 시인하고 회개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 맺는 이야기

오늘 다윗에 대해서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다윗이라고 어디 결점이 없는 사람이겠습니까? ‘나쁜 놈’ 소리를 들어서 마땅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이스라엘에서 최고 성군으로 통합니다. 그것은 이 사람이 평소에 실력을 연마해두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자기 실력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혼자만 또는 한쪽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를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었고, 무엇보다도 염치를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자녀들 가운데서 다윗과 같은 인물이 많이 나오게 되기를, 그래서 여러분으로 인하여 나라가 튼튼해지고 세상이 더욱 살기 좋아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43 "모두 흐뭇하게!"
1042 "모든 백성은 '아멘' 하십시오!"
1041 "모든 사람이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1040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1039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십시오!"
1038 "모든 일이 잘되기를!"
1037 "모든 행실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1036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 "바로 이 사람이다!"
1034 "반역자들은 들으시오!"
1033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1032 "불을 지르러 왔다!"
1031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1030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1029 "빛 가운데로 함께 걸어가자!"
1028 "사람아, 어서!"
1027 "사랑은 아무나 하나"
1026 "새 사람을 입으십시오!"
1025 "새 포도주는 새 가죽부대에!"
1024 "생명을 선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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