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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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07-01 15: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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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계시록 2:10 
설교일 2013-06-30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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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보아라, 악마가 너희를 시험하여 넘어뜨리려고, 너희 가운데서 몇 사람을 감옥에다 집어넣으려고 한다. 너희는 열흘 동안 환난을 당할 것이다. 죽도록 충성하여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너에게 주겠다.

<요한계시록 2:10>


■ 들어가는 이야기

벌써 6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오늘로써 올해의 딱 절반이 지나갑니다. 지난 반 년 동안도 삶의 질고 속에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지난 6개월 동안도 정의의 일꾼으로, 평화의 일꾼으로 각기 제구실을 다하신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서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더욱 강건해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 서머나 교회 이야기

오늘 본문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구절인데, ‘요한계시록’이란 책은 말 그대로 요한이라는 사람이 비몽사몽간에 계시를 받아서 쓴 책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파하다가 ‘밧모’라는 섬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무엇입니까?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자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예수님은 정치범으로 체포돼서 십자가 위에서 처형을 당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귀족이나 평민이나 모두 다 같은 하나님의 자녀다, 주인이나 노예나 모두 다 같은 하나님의 자녀다, 남자나 여자나 모두 다 같은 하나님의 자녀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서 평등하게 살자, 그런 것 아닙니까?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서 생전에 예수님이 하시던 그런 운동을 했으니 요한도 혁명분자로 몰린 것입니다. 이래서 요한은 감금을 당한 것입니다. 거기서 요한은 행동으로 하나님 나라 운동을 못하니까 글로써 이 운동을 계속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요한계시록입니다.

요한계시록을 읽어보면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을 정도로 잘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 많습니다. 정치범으로 잡혀 있는 사람이, 자기가 쓴 글을 외부로 보내는데, 객관적이고 명료하게 용건을 말하면 안 되지요. 그래서 이 책은 꼭 무슨 암호를 말하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 말들을 우리는 알아듣기 어렵지만, 당시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함께 했던 사람들은 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자신을 글을 보냅니다. 여기서 ‘아시아’라고 하는 말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가 아니라 지중해에 있는 지역입니다. 오늘 말씀은 서머나 교회 교우들에게 보내는 내용인데, 수신자는 서머나 교회에 메시지를 전달할 익명의 사자입니다. 여기서 요한은 서머나 교회 사람들에게 ‘죽도록 충성하라!’고 당부합니다. 관리들이 서머나 교회의 몇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넣으려고 획책하고 있는데, 감옥에 가더라도 끝까지 곧 죽기까지 충성하라는 것입니다.

■ 토마스 모어 이야기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7.2.7~1535.7.6)라는 사람을 아실 것입니다. 영국의 정치인이었는데요, 이 사람이 쓴 책이 ≪유토피아≫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상천국’(地上天國) 쯤 되겠지요. 우리가 이 땅에서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국가를 그린 책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모어가 꿈꿨던 유토피아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이이가 15세기말에 살던 사람이니까 당시에도 ‘평등세상’에 대한 꿈이 양반들에게는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1535년 7월 6일, 토머스 모어가 단두대에 오르던 날이었습니다. 나라에 반역죄를 지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사형집행관이 다가와서 모어에게 마지막으로 술 한 잔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모어는 거부했습니다. “주님은 가시는 날, 식초와 쓸개를 드셨다네.” 드디어 모어는 단두대에 올랐습니다. “왕의 충직한 신하로서, 그러나 하느님을 먼저 섬기는 신하로서 나는 죽는다.” 이렇게 말하고는 사형대 위에 목을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사형집행관의 날카로운 칼날이 떨어지면 모어의 목숨은 영영 저세상으로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집행관은 모어의 목을 베는 것이 두려워서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모어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자네가 내 목을 베는 것은 나라에 대한 충성이요, 내가 자네의 칼에 죽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충성이라네.” 그러고는 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내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일이 없으니, 수염을 한쪽으로 옮겨 놓을 수 있도록 잠깐만 기다려 주겠나?” 그는 수염이 잘리지 않게 목을 앞으로 쭉 뺐습니다. “됐네.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마침내 칼날이 떨어지고 토머스 모어는 저세상으로 떠났습니다. ― 토머스 모어(김선희 편), ≪유토피아≫(파란자전거, 2005), 14-16쪽.

■ 죽도록 충성하라!

≪유토피아≫를 꿈꿨던 토머스 모어! 그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친구 에라스무스는, 토머스 모어의 죽음을 슬퍼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토머스 모어는 하얀 눈보다 더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영국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모어와 같은 천재를 두 번 다시 얻지 못할 것이다.” 사형집행관은 국가에 충성하기 위해서 토마스 모어를 죽였지만, 토마스 모어는 하나님께 충성하느라고 사형을 당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충성’이라는 말에 대해서 잠깐 살펴봅시다. 우리말로 ‘충성’(忠誠)은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충’(忠) 자를 보면 가운데 ‘중’(中) 자 밑에 마음 ‘심’(心)자가 있지요. 마음에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성’(誠) 자를 보면 말씀 ‘언’(言) 자 옆에 이룰 ‘성’(成)자가 붙어 있습니다.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이룬다는 것입니다. 이 두 음절을 붙여서 풀이해 보면 마음에 중심을 잃지 않고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진다, 그런 뜻입니다. 헬라어로 ‘충성’은 피스토스(pistos)입니다. 신실하다, 믿음직스럽다, 일관되다, 그런 뜻입니다. ‘충성’과 딱 맞아떨어지지요.

요즘은 군대에서 거수경례를 할 때 뭐라고 구호를 붙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옛날에는 ‘충성!’이라고 크게 외치며 경례를 했습니다. 이게 군사정권 시절부터 해오던 것인데요, 말 자체는 참 좋습니다만, 그 뜻은 왜곡되어 있었습니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것’이 충성인 줄 알았지요. 그건 충성이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복종이지요. 그런 것은 조폭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상급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충성이 아닙니다. 충성이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 잘 아시지요? 자기가 받은 달란트를 잘 활용해서 책임을 다한 종에게 주인이 뭐라고 했습니까? 마태복음서 25:21입니다(개역개정판).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그러고 보니 충성이란 작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요한은 서머나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죽도록 충성하라!’고 했습니다. ‘죽도록’ 충성하라는 것은 죽는 시각까지 충성하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숭고한 가치를 끝까지 저버리지 말라는 것이지요.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정신을 죽기까지 놓지 말라는 당부입니다. 요즘에는 하나님 나라 운동한다고, 평등세상을 외친다고 감옥에 보내지는 않습니다. 사실 아직 그런 부당한 일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민주사회라면 법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아무튼, 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먹을 때나 굶을 때나, 여름이나 겨울이나, 온 세상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하게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 그것이 충성입니다. 죽기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 20130821 N.
983 "제자들의 수가 부쩍 늘어가고"
982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
981 "주님께서 쓰시려고 하십니다!"
980 "주님을 자랑하라!"
979 "주님의 계획을 가르쳐 주십시오!"
978 "주님의 위로가 나를 달래 줍니다!"
» "죽도록 충성하여라!"
976 "죽어도 같이, 살아도 같이!"
975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974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973 "칼을 주려고 왔다!"
972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
971 "필요한 것은 하나뿐이다!"
970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일인가?"
969 "하나님의 뜻을 땅에서도 이루어요!"
968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967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966 "한 집에 한 마리씩"
965 "함께 기뻐합시다!"
964 "행복하게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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