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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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시편 58:10-11 
설교일 2009-12-13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의로운 사람이
악인이 당하는 보복을 목격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
11그래서 사람들이
“과연, 의인이 열매를 맺는구나!
과연, 이 땅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구나!”
하고 말하게 해주십시오.

<시편 58:10-11>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인권주일입니다.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이 12월 10일인데, 인권주일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인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할지 생각하기 위해서 매년 12월 둘째로 정해서 지키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지금부터 61년 전인 1948년 12월 10일 UN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을 지나고 보니까 세계 각 나라에서 사람이 도무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꼴을 하고 사는 것이에요.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해서 국제연합에서 인권선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어떤가, 성경에 비추어볼 때 한국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다운 대접을 받고 있는가,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말씀 드릴 내용은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가 발표한 ‘2009년 한국교회 인권선언’의 내용입니다.

교회가 이렇게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인간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밖에 나가서 공연히 얻어맞고, 멸시 천대를 당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얼마나 모멸감을 느끼겠습니까?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멸감을 느끼시게 그냥 놓아두고 우리가 아무리 예배를 드린들, 그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시겠습니까? 2009년 한국교회 인권선언에는 네 가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1. 용산 참사 희생자들에 대해 정부는 조속히 사과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배상을 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는 철거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도심 재개발 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합니다.

‘용산 참사’ 하니까 남의 일 같지요? 이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남의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서 용산에다가 가게를 하나 얻었습니다. 가게를 얻는 데는 보증금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지요. 요즘 말로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서울은 지방과 달라서 웬만한 가게에는 보증금 외에 수억 원씩 돈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지역을 재개발한다고 나가라는 거예요. 집 주인들은 보상을 제대로 받습니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빈손 털고 나가야 하는 겁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자기 전 재산을 털어 넣고 장사를 하는데, 빈손으로 나가라고 하니, 세상에 어떤 사람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죽기 살기로 버티다가 그렇게 참혹하게 죽은 겁니다.

용산 4지구에서 사람이 여섯 명이나 죽었습니다. 목숨 걸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으면 상식적으로 먼저 대화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대화를 해보려고 시도지도 않고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서 강압적으로 진압하다가 일이 터진 겁니다. 죽은 철거민 다섯 명은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1년이 다 돼가도록 냉동실에 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사람들 몇이 사고로 죽었을 때 대통령과 총리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은 이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도 없고 대책도 없습니다. 정부의 과잉진압으로 그렇게 된 거니까 대통령이 사과하고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재개발할 일이 있을 때는 철저하게 대책을 세운 다음에 해야 합니다.

■ 2.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노사분규로 처벌 받은 노동자들을 선처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이분들은 똑 같은 시간에 똑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일을 하고서도 월급은 형편없이 적게 받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지요. 이거 다른 말로 바꾸면 직원 마음대로 잘라도 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이야기입니다. 비정규 직원의 수를 줄여 나가야 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미에 사니까 주변에서 이런 일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른바 ‘하청’ 구조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하고 같은 대우를 받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싸우다가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는 사람들은 최대한 선처해야 합니다.

■ 3. 사형 집행은 중단되어야 하고, 사형제도는 폐지해야 합니다.

올해로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된 지 2년째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여 년 동안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연합하여 ‘생명권’ 보장을 위해 사형폐지 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사람을 사형시킨다는 것도 일종의 살인이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사람을 죽이니까 ‘사법 살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사형수가 6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 사람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흉악범죄가 계속 일어나니까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주장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엄하게 다스려야 그런 범죄가 줄어든다는 것인데, 물론 당연히 엄하게 다스려야지요. 그런데 사람을 사형시킨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이건 통계로도 나와 있습니다.

■ 4.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허용하여야 합니다.

지난 7월 연세대학교 신학과 학생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결행하고 지금 구속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0여 년 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로 1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처벌을 받았고, 지금도 한 해에 500여 명이 실형선고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 죽이는 게 싫어서 군대는 안 가겠다’ 이거 아닙니까? 그러면 군대하고 똑 같이 하든지 조금 더 하든지, 다른 일을 시키면 되는 것이지요. 그걸 왜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체복무 말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좀 헷갈려 하는 점이 있습니다. 집총거부, 입대 거부를 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여호와의 증인’들이 많기 때문에 그게 쉽게 용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을 흔히 ‘이단’이라고 부르지요. 미운 짓 많이 합니다. 그러나 미운 것하고 양심하고는 다른 문제지요. 그 사람들의 교리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 사람들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 맺는 말씀

장애가 있다고 해서,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사상이나 신념이 다르다고 해서, 남자라고 해서, 여자라고 해서 등등, 어떤 이유로도, 어느 누구의 인권도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엄성’은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권리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푸대접 받고, 하나님의 자녀들의 인권이 유린당하면 하나님의 가슴이 얼마나 미어지겠습니까? 같은 하나님의 자녀들이요 그들의 형제자매들인 우리가 적극 나서야 하고,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언제나 그래야 하겠지만, 특별히 이번 한 주간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인권이 지켜지기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합시다.
963 "헛되지 않습니다!"
962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아!"
961 12월에 우리는
960 2009 성경공부를 시작하며
» 2009년 한국의 인권에 대하여
958 2020.2.23 온라인예배 실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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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 The Singer, not the Song!
953 YMCA 이야기
952 [새벽] 홀로 가는 길
951 [추석 가정예배] 소중한 사람들
950 ‘꽝’ 없는 희망
949 ‘임마누엘’의 실상(實狀)
948 ‘하나 됨’의 기쁨
947 ‘하나 됨’이 왜 유익한가?
946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여라!”
945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여라!”
944 “걱정거리 없이 사는 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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