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12-05-27 14:51:25
0 2986
성서본문 요엘서 2:28-29 
설교일 2012-05-2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오순절 

■ 성서 본문

“그런 다음에,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딸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종들에게까지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요엘서 2:28-29>


■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한 주 동안 생업을 위해서 열심히 땀 흘리셨을 뿐만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쉼 없이 기도하신 여러분 위에,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의 감동과 위로와 보살피심이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면서 약속하신 성령님이 내려오신 날입니다. 지난 주일에 저는, 사람은 기쁨을 얻기 위해 사는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여러분은 어떨 때 가장 기쁘십니까? 저는 약속이 지켜질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낍니다.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월급을 받아서 생활을 하는데, 월급 받는 날이 기쁘지요.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고 약속된 보상을 받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가까운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실제로 만나서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기쁜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셨지요?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으나, 너희는 여러 날이 되지 않아서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행전 1:4). 우리에게 성령님이 임하시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그런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그 답이 요엘서 2:28에 나와 있습니다.

■ 아들딸이 예언하는 세상

그 가운데 하나, ‘너희의 아들딸들이 예언을 할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언’(豫言)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한다는 것이지요. ‘예언’ 하면 우리는 흔히 점쟁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아들 혹은 딸이 출세를 할 것인가, 시험에 합격할 것인가, 또는 좋은 사람을 만날 것인가… 등등, 궁금한 것들을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까? 그런 때 우리는 ‘용한’ 사람이 그 대답을 주기를 원합니다. 실제로 옛날에는 예언자들이나 점쟁이들이 그런 문제에 답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에 보니까 ‘너희의 아들딸’이 예언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아들딸들이 예언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구절은 ‹개역 개정판› 성경의 번역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거기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여기서 우리는 성령님이 내려오신 세상의 진면목을 봅니다.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우리 아들딸들이 장래의 일을 말하는 세상, 그런 세상이 성령 충만한 세상입니다.

■ 예측 가능한 세상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 가운데 어떤 아들이나 딸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해봅시다. 커가는 아이의 희망을 망가뜨릴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말은 이렇게 할 겁니다. “그래, 열심히 하면 될 거야. 꿈은 이루어지는 법이니까.” 그러나 솔직히 속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거, 아무나 되는 건 줄 알아? 하늘의 별 따기야.” 장래의 일을 말했지만 실현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거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말 환상입니다. 보좌관을 아홉 명까지 둘 수 있지요. 특권이 200여 가지나 된답니다. 연봉도 셉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을 위해서 연간 수십억 원의 돈을 국가에서 지출합니다.

그런데 핀란드 같은 경우, 국회의원 월급은 일반 노동자 수준입니다. 비서도 없습니다. 특별히 돈이 필요한 경우 입증을 해야 지불해준다는 겁니다. 국회의원을 하고 싶으면, 그리고 그쪽에 대한 자질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웬만한 사람은 할 수 있습니다. 그쪽 동네 나라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정치인들에게 특별대우를 하지 않습니다. 그건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이 퇴근하고 자전거 뒤에 술병 하나 달랑거리며 달고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이 일상인 나라들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지 경제적인 생활수준에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성공하는 것, 청소부가 되면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미래가 예측이 가능한 것입니다. 생활수준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너나없이 정치인 하려고, 교사 하려고, 공무원 하려고, 의사나 변호사 하려고 몰려들지 않습니다.

■ ‘쪽’ 팔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

아까 핀란드 국회의원 이야기를 말씀드렸는데, 그 나라 국회의원은 특권은 많지 않지만 직무에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합니다. 얼마 전에 그 나라 어느 국회의원이 회의 중에 조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서 신문에 나왔습니다. 그 사람 어떻게 됐을 것 같습니까? 사임했습니다. 그리고 푹신푹신하던 국회의사당 의자가 딱딱한 의자로 교체됐습니다. ― 2012.5.26. 트위터에서 @sisushin님의 전언. 우리나라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회의시간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도 많고, 조는 것쯤이야 그 누구도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웬만한 비리는 권력으로 다 묻어버립니다. 너무 비교되지 않습니까? 핀란드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그 인근 나라들이 다 비슷합니다. ‘특권’이라는 것이 크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 하려고 머리 터지게 달려들지 않습니다. 다른 일을 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데, 그렇게 엄격한 감시를 받으면서 굳이 힘든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요즘 흔히 듣는 말 가운데 ‘쪽 팔린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쪽’이란 ‘얼굴’을 가리키는 은어지요. 그러니까 ‘쪽 팔린다’는 말은 얼굴이 공개된다는 뜻입니다. 원래는 ‘의도하지 않게 얼굴이 공개돼서 창피를 당한다’는 뜻인데, 의미를 조금 더 확대해보면 밥벌이를 위해서 얼굴을 파는 것도 ‘쪽 팔리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신문 같은 데 사진이 꽤 많이 나오는 편이어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좀 적절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가급적이면 쪽 팔리지 않게 먹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쪽’이 많이 팔릴수록 자유로울 수 없지 않겠습니까?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입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서, 누구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 취향과 적성에 따라 장래의 일을 말할 수 있는 세상, 지금 그렇게 말하면 장래에 그대로 실현되는 세상이 성령이 충만한 세상입니다.

■ 맺는 이야기

성령 충만한 세상이 되면 아들딸들만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엘서에 보니까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인들이 꿈을 꾼다는 것은 무슨 말이겠습니까? 나이가 들었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말하는 것이지요. 노인이라고 해서 뒷방으로 밀려나서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한다면 얼마나 비참합니까? 누가 노인이 되고 싶겠습니까? 그렇지만 안 될 수는 없지요. 이건 비극입니다. 비록 노인이 되었어도 삶의 의미를 간직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어림도 없지요. 오로지 자식 키우는 데 인생의 거의 전 역량을 소진합니다. 자식들이 사람구실하며 살도록 하기 위해서 한평생 전력을 다합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의 굴레 속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벗어나야 합니다. 성령 충만한 세상이 되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엘서는 또 말합니다. “그 때가 되면, 종들에게까지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남자든 여자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이 나라 사람이든 저 나라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장래의 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 그런 곳이 주님의 나라입니다. 그런 세상이 성령 충만한 세상입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죽음을 부르는 무한 경쟁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일들을 만들어가는 나라가 되기를, 성령이 충만한 주님의 나라와 비슷한 나라가 되기를, 그래서 저와 여러분과 우리 모든 자녀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그 때가 되면”
942 “그러한 신이 어디에 있습니까?”
941 “그리스도에게까지 다다라야 합니다!”
940 “그만하면 됐다!”
939 “기쁨으로 물을 길어라!”
938 “나는 임금님을 아꼈습니다!”
937 “나를 데려가세요!”
936 “나를 보내소서!”
935 “나에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934 “내 마음에 들었어!”
933 “내 마음이 얼마나 지랄 같은지”
932 “내 부끄러움을 없이해 주시던 날”
931 “내 아이를 건들지 마라!”
930 “내가 세상을 이겼다!”
929 “너희 소원이 무엇이냐?”
928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927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926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925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924 “네 죄를 묻지 않겠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