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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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0-03-21 13: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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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창세기 17:1-8 
설교일 2010-03-2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아브람의 나이 아흔아홉이 되었을 때에, 주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나에게 순종하며, 흠 없이 살아라. 나와 너 사이에 내가 몸소 언약을 세워서,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있는데,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와 언약을 세우고 약속한다. 너는 여러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다.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로 만들었으니, 이제부터는 너의 이름이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너에게서 여러 민족이 나오고, 너에게서 왕들도 나올 것이다. 내가 너와 세우는 언약은, 나와 너 사이에 맺는 것일 뿐 아니라, 너의 뒤에 오는 너의 자손과도 대대로 세우는 영원한 언약이다. 이 언약을 따라서,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될 뿐만 아니라, 뒤에 오는 너의 자손의 하나님도 될 것이다. 네가 지금 나그네로 사는 이 가나안 땅을, 너와 네 뒤에 오는 자손에게 영원한 소유로 모두 주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될 것이다.”

<창세기 17:1-8>


■ 들어가는 말씀

이제 우리는 안디옥교회가 아니라 한울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이름인 한울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성도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세상 만민의 축복이 영원토록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느 교회에서 교회 창립 기념일을 맞이하여 기념식수를 했다고 합니다. 모두 열두 그루를 심었는데, 각각의 나무에 열두 사도, 곧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이름을 붙이고는 이름표를 달아두었습니다. 교인들은 교회 마당을 오고갈 때마다 나무들을 사랑스럽게 쳐다봐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유독 예수님을 팔아넘긴 가룟 유다의 이름을 가진 나무에게는 나쁜 말만 하고 지나갔습니다. 정원사는 열두 그루의 나무 모두에게 똑같이 물과 거름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칭찬을 받은 열한 그루는 무럭무럭 잘 자랐지만, 칭찬 대신 욕을 먹은 가룟 유다의 이름표가 붙은 나무는 얼마 후 병들어 말라죽었다고 합니다.

■ 교회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름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합니다. 홍길동은 홍길동처럼 살고 뺑덕어멈은 뺑덕어멈처럼 살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디옥교회’라는 이름도 분명히 나쁜 이름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잘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 가운데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들도 많았는데, 그렇다고 그런 것들이 모두 이름 탓이었다고 핑계를 대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꿈꾸는 교회의 모습과, 이름이 풍기는 교회의 모습이 차이가 크면 그만큼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교회 이름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노회와 총회와 관련한 행정적인 번거로움도 있지만, 지금까지 사용하던 우리 교회 이름을 지어주신 분께도 양해를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 교회는 20년 전에 구미교회에서 개척을 주도하여 세워졌습니다. 그 당시 이 일에 앞장서셨던 구미교회 당회장 목사님이 조일선 목사님인데,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아직 건강하시고, 노회 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십니다. 이 어른께서 우리 교회 이름을 ‘안디옥교회’아고 지어 주셨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교회’는 바울이 세운 교회인데, 이 교회가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형곡동 지역은 구미 전체로 보면 신개발지역이라, 이방 지역과 같은 형곡동에서 성경의 안디옥교회처럼 열심히 전도하고 선교하라는 뜻에서 그렇게 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교회를 성장시키지 못했습니다. 담임목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교회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다짐으로 지난 해 8월 2일 제직회에서 교회 이름을 바꾸기로 결의하고 기도한 끝에 지난 1월 공동의회에서 ‘한울교회’로 바꾸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이번에 노회에서 구미교회 장로님들과 목사님은 물론 우리 교회 이름을 지어주신 조일선 목사님까지,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우리 교회 새 이름을 축복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성경에 보니까 이름을 바꾼 분들이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먼저 나오는 분이 아브라함입니다. 이분의 이름은 원래 아브람이었으나, 하나님께서 그에게 새로운 사명을 맡기시면서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가 아흔 아홉이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보다 오래 살았다고는 하더라도 아흔 아홉이면 인생의 황혼기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나이에 그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시고 새 이름을 주셨습니다.

로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예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 우주여, 너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나와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너에게 알맞은 때에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내게도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김철곤 역), ≪아우렐리우스 명상록≫(민중출판사, 2005), 69쪽. 좀 더 일찍 변신을 하고 이름을 바꾸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이 적절한 때일 것입니다.

박노해 시인은 〈나는 젖은 나무〉라는 시를 썼는데,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난 왜 이리 재능이 없을까 / 난 왜 이리 더디고 안 될까 / 날마다 안간힘을 써도 / 잘 타오르지 않고 연기만 나는 / 나는 젖은 나무 // 젖은 나무는 / 늦게 불붙지만 / 오래오래 끝까지 타서 / 귀한 숯을 남겨준다고 했지.” ― (박노해, 「나는 젖은 나무」 중.). 박노해, ≪겨울이 꽃핀다≫(해냄출판사, 1999), 150쪽. 바짝 마른 나무는 금방 활활 타오르지만 이내 다 타서 꺼져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잦은 나무는 비록 늦게 불이 붙지만 오래오래 탑니다. 우리 교회도 비록 시동은 늦게 걸렸지만 주님 나라의 일을 위해서 오래오래 불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한울 공동체로 거듭납시다!

‘한울’이라는 말에서 ‘한’은 크다는 뜻입니다. ‘울’은 말 그대로 울타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한울’은 큰 울타리라는 말인데, 세상에서 가장 큰 울타리가 무엇입니까? 하늘이지요. 하늘이라는 말이 여기서 생겨났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도 그 어원은 ‘하늘 님’ 곧 ‘한울님’입니다. 우리 교회 이름이 한울교회로 정해진 것은 물론 교우 여러분의 뜻에 따라 된 일이지만, 그렇게 하도록 지혜를 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늘의 뜻을 이 땅에 펴는 교회가 되자는 뜻에서 한울교회입니다.

하늘의 뜻, 곧 하나님의 뜻이 무엇입니까? 더 말할 것도 없이, 하나님 아버지의 자식들인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분쟁 없이 서로 싸우지 않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귀하게 여김을 받으며 잘 사는 일이겠지요. 사람의 뜻은 경쟁이지만 하나님의 뜻은 협력입니다. 사람의 뜻은 다툼이지만 하나님의 뜻은 화해입니다. 사람의 뜻은 시기와 질투이지만 하나님의 뜻은 사랑입니다. 평등한 세상, 공평한 세상,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세례요한이 먼저 세상에 나왔는데, 세상에 나온 세례요한의 제일성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복음서 3:2)입니다. 그러더니 얼마 뒤에 예수님께서 세상으로 나오셨는데, 예수님의 제일성도 역시 똑 같은 말씀이었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복음서 4:17). 하늘나라는 예수님 당시부터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아직까지 하늘의 뜻을 모른 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례요한을 따라,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하늘나라와 하늘의 뜻, 곧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널리 전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교회가 하늘나라를 전하는 한울교회입니다.

■ 맺는 말씀

밥 비엘이라는 사람이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름 외우기를 평생의 취미로 삼아라. 사람들은 기억되고 싶어 한다.” ― 밥 비엘(임신희 역),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크레도 미션, 2002), 245쪽. 이름이란 부르기 좋고 기억되기 좋아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교회의 이름 ‘한울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쉬운 이름이자 그 뜻도 큰 이름입니다. 정말 좋은 이름입니다. 일찍이 하나님의 나라 곧 하늘나라를 선포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다니면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마태복음서 10:7).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이제부터 힘껏 하늘나라를 선포하는 행복한 한울교회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81 혁명
1080 헤롯 콤플렉스, 요한 콤플렉스
1079 헛똑똑이와 속똑똑이
1078 헛된 기도, 참된 기도
1077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1076 행복해지는 셈법
1075 행복해지는 기도
1074 행복해지는 기도
1073 행복한 여자
1072 행복한 부모 되기
1071 행복한 변신
1070 행복한 마리아
1069 행복하게 살기를!
1068 행복을 찾아서
1067 행복을 부르는 말, 불행을 부르는 말
1066 해골 언덕의 왕
1065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1064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될 사람들
1063 함께 누리십시오!
1062 한울교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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