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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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08-19 13: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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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5:33-37 
설교일 2012-08-19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옛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거짓 맹세를 하지 말아야 하고, 네가 맹세한 것은 그대로 주님께 지켜야 한다’ 한 것을, 너희는 또한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말아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하나님의 보좌이기 때문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하나님께서 발을 놓으시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크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너는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게 하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예’ 할 때에는 ‘예’라는 말만 하고, ‘아니오’ 할 때에는 ‘아니오’라는 말만 하여라. 이보다 지나치는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태복음서 5:33-37>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우리 교회 창립 기념주일입니다. 우리 교회의 식구로서 오늘 함께 예배를 드리는 저와 여러분에게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충만하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990년 8월 19일 오후 2시에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건물 2층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구미 안디옥교회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이 8월 19일이니까 만 22년 전입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교회 이름을 ‘한울교회’로 바꾸어서 그 이후로도 만 2년이 지났습니다. 교회 창립 22주년과 새 역사 2년을 즈음하여, 오늘은 우리 교회의 현재 모습을 그려보려고 합니다.

■ 작은 교회.

우리교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작은 교회’입니다. ‘작다’고 하면 흔히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구약성경 미가서 5:2에 보면 유다의 작은 고을 베들레헴을 두고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다.” 사람이나 집단이나 덩치가 크냐 작으냐 하는 것은 존재의 가치를 따지는 데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교회 주보에 거의 매주일 야생초 또는 야생화 사진이 실리지요. 다 느끼시는 것이겠지만, 아무리 작은 야생초라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야생초에게는 잘나고 못난 것이 없습니다. 생긴 자체로 존재의 의미가 충분합니다. 사람을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은 야생초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생김새나 옷이나 지위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자연 앞에서 큰 죄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언 16:8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의롭게 살며 적게 버는 것이, 불의하게 살며 많이 버는 것보다 낫다.” 적게 먹고 작게 유지하는 것이 많이 먹고 크게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입니다.

■ 자유로운 교회.

작은 것의 장점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덩치가 큰 버스는 사람을 많이 태운다는 장점은 있지만, 좁은 길로는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경차는 아무 데로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경차보다 더 작은 자전거는 그보다 더 좁은 데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타지 않은 맨몸은 자전거보다 더 자유롭습니다. 성경에서, 자유를 가장 강조한 사람,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자유를 실천하며 산 사람을 들라면 바울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9:19-22입니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유대 사람들에게는, 유대 사람을 얻으려고 유대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면서도, 율법 아래에 있는 사람을 얻으려고 율법 아래 있는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율법이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율법이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율법 안에서 사는 사람이지만, 율법 없이 사는 사람들을 얻으려고 율법 없이 사는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약한 사람들을 얻으려고 약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되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가운데서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는 것입니다.”

■ ‘예’ ‘아니오’를 분명히 말하는 교회.

바울이 가진 최대의 자유는 그 어떤 사람과도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율법 아래에 있는 유대인과 어울렸습니다. 율법을 모르는 이방인과도 자유롭게 어울렸습니다. 만일 바울이 어느 큰 교회의 담임목회자였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유대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면 사마리아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이고, 사마리아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면 유대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 것입니다. 저 같은 사람을 바울과 같은 어른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 역시 우리 교회에서 목회하면서 가장 행복하게 느끼는 것이 바로 이겁니다. 여러분은 저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 덕분에 저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북쪽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정부나 대기업이나 부자들이나,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연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여러분은 모두 용납하고 계십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찬반이 엇갈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자유를 주셨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한다고 쏟아 부은 돈이 공식적으로만 22조입니다. 이 22조가 얼마나 되는 금액인지 상상하시겠습니까? 어제 트위터에 보니까 어떤 분(@lunarsonic)이 재미있는 계산을 했습디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것이 2천 년쯤 전이지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부터 오늘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3천만 원을 쓰면 22조쯤 됩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들인 결과가 무엇입니까? 4대강은 녹조로 뒤덮였습니다. 수돗물조차 먹지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런 악행을 보고도 교회가 침묵하고 있으면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겠습니까? 다행스럽게도 여러분이 저에게 자유를 주신 덕분에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 문제를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큰 교회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 맺는 이야기

마태복음서 5장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짓맹세를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예’라고 해야 할 때는 분명히 ‘예’라고 하고 ‘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는 분명히 ‘아니오’라고 말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지 ‘예’ 할 때는 ‘예’ 하고, ‘아니오’ 할 때는 ‘아니오’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교회가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정치 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구미 땅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큰 복입니다. 작지만 언제나 바른 교회, 작지만 큰 힘을 내는 교회, 작지만 큰 인물이 나는 교회, 우리 교회는 그런 교회입니다. 한울교회의 식구로 사는 여러분 위에, 큰 교회에서는 얻지 못하는 무한한 축복이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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