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09-08-16 16:39:39
0 4653
성서본문 마태복음서 20:1-16 
설교일 2009-08-16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어떤 포도원 주인과 같다. 그는 품삯을 하루에 한 데나리온으로 일꾼들과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원으로 보냈다. 그리고서 아홉 시쯤에 나가서 보니, 사람들이 장터에 빈둥거리며 서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여러분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적당한 품삯을 주겠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일을 하러 떠났다. 주인이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 나가서 그렇게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고 물었다.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기를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저녁이 되니, 포도원 주인이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기를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품삯을 치르시오’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을 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은, 은근히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들은 받고 나서,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보시오, 나는 당신을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 눈에 거슬리오?’ 하였다. 이와 같이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

<마태복음서 20:1-16>


■ 들어가는 말씀

지난 6월 10일에 나온 통계청 자료를 보니까 2009년 5월의 우리나라 실업자 수는 93만 8천 명 쯤 되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실업률은 약 3.8% 정도가 됩니다. 물론 우리가 이 숫자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부에서는 가급적 실업자 수를 줄여서 발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 통계로, 우리나라 실업자 수가 약 1백만 명 쯤 되는 걸로 생각합시다. 그러나 정말 3~4% 정도의 실업률이라면, 백 명이 서너 명 정도의 기본 생계를 책임지면 되니까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달에 몇 십만 원이라도 받으면 그건 실업자가 아닙니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장사가 안 돼서 벌어놓은 것 까먹고 있는 사람도 실업자가 아닙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도 빠집니다. 일용노동자 같은 경우, 일거리가 없어서 놀고 있어도 통계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직업은 있지만 도저히 그 직업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도 실업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완전 실업자’에다가 실질 실업자를 포함해서 ‘확장 실업자’가 얼마나 되는가, 통계를 냅니다. 여기서 발표한 것을 보면, 2009년 5월 확장 실업자 수는 250만 7천여 명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도 학생이나 군인 등은 빼고 계산합니다. 뭔가 일은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먹고 사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 그런 사람들 수가 250만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좀 심각하지요?

거기까지는 또 그렇다고 칩시다.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시 출퇴근을 하는 노동자가 약 1600만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서 절반이 넘는 52.3%, 곧 840만여 명이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겨우 최저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그것도 오래 보장되지 않는, 시한부 노동자들입니다. 그 가족들까지 생각하면 우리나라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불안한 경제여건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가면 나라 전체가 피폐해집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모든 문제의 답은 성경에 있다고 했지요? 성경에서 답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노동 문제에 대해서 직접 말씀해주신 것이 마태복음서 20장의 말씀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노동자들이 어떤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하는가, 하늘나라의 노동정책은 어떠한가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명쾌하게 답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세 가지 원칙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완전고용

하늘나라 노동정책에서 첫 번째 원칙은 ‘완전고용’입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서 일꾼들을 불러 왔습니다. 그리고서 아홉 시쯤에 나가서 보니까, 사람들이 장터에 빈둥거리며 서 있기에, 그들도 불러서 일을 하게 했습니다. 주인이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일꾼들을 불렀습니다. 오후 다섯 시쯤에 또 나가 보니까,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습니까?” 그들이 주인에게 대답했습니다.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러면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면서 일을 시켰습니다.

여기서 보면, 포도원 주인은 하루 종일 일꾼을 찾아 나섭니다. 이른 아침에 한 번, 오전 아홉 시에 한 번, 열두 시에 한 번, 오후 세 시에 한 번, 그리고 오후 다섯 시에 또 한 번, 이렇게 거의 매 시간마다 장터에 나가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고용을 시킵니다. 이것은, 하늘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실업자가 없는 ‘완전고용’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해서 먹고 살기를 바라십니다.

■ 표준임금

하늘나라의 노동정책의 두 번째 원칙은 ‘표준임금’입니다. 저녁이 되었을 때,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을 시켜서, 일꾼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품삯을 주었습니다. 오후 다섯 시부터 일을 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습니다.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는, ‘어, 저 사람들에게 한 데나리온씩을 주네. 그러면 우리는 좀 더 받겠군!’ 하고 은근히 기대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당연히 불평을 했겠지요.

그러나 이런 불평에 대해서 주인은 ‘그것은 내 뜻이오!’ 하고 더 말을 못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한 데나리온씩을 주었다고 했는데, 이 돈은 성인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요즘 돈으로 치면 약 10만 원쯤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돈의 평가액이 어떻게 됐든, 주인의 뜻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한 데나리온씩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한 사람들은 하루 먹고 살 만큼의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주인의 뜻입니다.

최근의 영화 가운데 <놈, 놈, 놈>이라는 것이 있었지요. 어떤 분이 이 제목을 패러디해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강연 제목이 <집이 많은 놈, 집은 있는 놈, 집도 없는 놈>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세 부류로 나누면 이렇게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 가운데는 ‘집이 많은 놈’에 해당하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집은 있는 놈’ 또는 ‘집도 없는 놈’에 해당하는 분이 대부분이겠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에는 전 국민이 집을 한 채씩 갖고도 103만 채가 남아돈다는 사실입니다. 거짓말 같지요? 그러나 정확한 통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집이 많은 놈’은 집을 몇 채나 가지고 있는지 아십니까? 무려 1,083채라고 합니다. 집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냥 개인이랍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집을 많이 가진 것은 열심히 일을 돈을 벌었기 때문이겠습니까? 아니지요. ‘돈 놓고 돈 먹기’를 한 결과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식의 경제편중을 배격하십니다. 모든 사람이 하루 먹을 분량만큼만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주기도’ 있잖아요? 거기에 뭐라고 했습니까? 많은 재산을 구하라고 했습니까? 집을 많이 구하라고 했습니까? 아니지요.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요즘 말로 하면 ‘표준임금’입니다. 몰론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으니까,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임금을 받고 살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지금의 부의 편중은 지나치게 심합니다. 이걸 바꾸어야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 평생직장

하늘나라의 노동정책 가운데 마지막 원칙은 ‘평생직장’입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을 찾으러 거의 매시간 장터에 나갔다고 했지요? 그리고 실제로 주인은 나갈 때마다 사람들을 불러 와서 일을 시켰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일이 끝날 때까지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해고했다는 이야기는 없지요. 제 발로 나간 사람도 없습니다. 이건 무엇을 말합니까? 요즘 노동자들이 말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해고는 곧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4.9년입니다. 채 5년도 한 직장에 근무하지 못하고 해고당하거나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회사에 취직했다고 하더라도 5년짜리 적금조차 마음 놓고 들지 못하는 환경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 짧게는 6~7년, 길게는 8~10년입니다. 한평생 실업상태 없이 은퇴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나게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 분들은 하나님 앞에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훨씬 더 많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다 옳은데, 한 가지 의문점이 남습니다. 아니, 어떻게 아침 아홉 시부터 일을 시작한 사람과 퇴근 한 시간 전부터 일을 시작한 사람이 똑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가, 이건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박지성 선수를 생각하면 간단히 풀립니다. 박지성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뛸 때, 처음부터 풀타임 출장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후반 끝에 10분 남겨놓고 교체 투입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한 사람은 처음부터 출장한 선수이고, 퇴근 한 시간 전부터 일을 한 사람은 종료 10분 전에 투입된 선수입니다. 처음부터 출장했다고 해서 연봉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경기종료 10분 전에 투입됐다고 해서 연봉 깎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축구선수가 경기장에서 뛰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은 결코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임금의 문제가 아닙니다.

■ 맺는 말씀

저는 오늘 예수님의 비유를 통해서, 예수님은 노동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노동정책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완전고용’이고, 둘째는 ‘표준임금’이고, 셋째는 ‘평생직장’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의 사명이 주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시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도 이 문제를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직접 나라의 노동정책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지요. 그게 안 되니까 선거를 통해서 정치인들을 뽑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지요.

첫째,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둘째, 돈 많은 사람들이 ‘돈 놓고 돈 먹기’를 해서 더 부자가 되도록 돕는 사람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 ‘고용의 유연성’을 주장하는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합니다. ‘고용의 유연성!’ 말을 이렇게 만들어서 그렇지, 다른 말로 하면, 노동자들을 쉽게 자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일자리를 가지고 기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투기꾼이 아니라 일꾼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 평생 해고 걱정 하지 않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주님의 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 땅에 주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우리 다 함께 열심히 기도하면서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1063 한울교회
1062 한 몸이기에
1061 한 몸이기에
1060 한 많은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 하늘나라의 노동복지
1058 하나에 대하여
1057 하나님의 후회
1056 하나님의 한 가족
1055 하나님의 집에 갈 때에
1054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1053 하나님의 이름으로
1052 하나님의 영광, 사람의 평화
1051 하나님의 약속
1050 하나님의 손수건
1049 하나님의 본심
1048 하나님의 밭, 하나님의 건물
1047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열심
1046 하나님을 찾는 열정
1045 하나님을 설득하는 방법
1044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산파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