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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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02-17 15: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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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도행전 4:32-37 
설교일 2013-02-1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많은 신도가 다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서,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33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사람들은 모두 큰 은혜를 받았다. 34그들 가운데는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서, 그 판 돈을 가져다가 35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고, 사도들은 각 사람에게 필요에 따라 나누어주었다. 36키프로스 태생으로, 레위 사람이요, 사도들에게서 바나바 곧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별명을 받은 요셉이, 37자기가 가지고 있는 밭을 팔아서,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다.

<사도행전 4:32-37>


■ 들어가는 이야기

그렇게 추웠던 겨울도 이제 서서히 자리를 내놓는 것 같습니다. 24절기로 보면 내일이 우수(雨水)지요. 말 그대로 봄비가 온다는 날입니다. 내일 정말로 비가 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머지않아 봄비가 내리고 나면 얼었던 땅이 모두 녹게 되겠지요. 다음 주에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농부들은 상당히 바빠지게 될 것입니다. 새봄과 함께 우리들의 마음도, 신앙도, 살림살이도, 얼어 있던 상태에서 술술 풀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저에게 책을 한 권 빌려주셔서 지난 연휴 동안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위 제너레이션≫이라는 책이었는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요즘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 과소비 시대

오늘 아침에 일어나셔서 화장실에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가운데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시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지요. 옛날에는 사람이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 데 소비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기껏 소비한다고 해봐야 신문지 한 쪽이면 충분했지요. 그러나 요즘은 생리적인 볼일을 한 번 보려면 물을 내려야 하고, 화장지를 써야 하고, 오물을 정화해야 합니다. 이거 다 비용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비용과 사회적인 비용이 수월찮게 들어갑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먹는 것, 자는 것, 다니는 것 등등, 사람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자원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1980년부터 우리는 숲, 물고기, 자연 광물, 금속, 그 밖의 원자재 등 지구 자원의 3분의 1을 소비해버렸습니다. 열대지방에서는 벌목으로 매년 그리스 면적에 해당하는 2억 5천만 에이커의 산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지구인들 가운데서 미국 사람들이 환경을 가장 많이 파괴하고 있는데요, 요즘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가 한 명 태어나면 평균 80년을 산다고 할 때 물을 250만 리터 정도 씁니다. 그리고 나무 천 그루, 가솔린 21,000톤, 강철 22만 킬로그램, 전기 80만 와트를 씁니다. 이런 속도로 미국 아이들이 일생 동안 써재끼는 것이 스웨덴 아이들의 2배나 됩니다. 그만큼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이지요. 조금 더 비교해보면, 이탈리아 아이들의 3배, 브라질 아이들의 13배, 인도 아이들의 35배, 그리고 아이티에 사는 아이들에 비해서는 280배에 해당합니다. 정말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소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소비는 습관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 레이철 보츠먼, 루 로저스(이은진 역), ≪위 제너레이션≫((주)도서출판 루픈숲, 2011), 26쪽. 미국 예를 들었습니다만,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습관도 미국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거의 미국사람들에 육박하고 있지요.

■ 끔찍한 살인사건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쇼핑인 월마트를 아시지요. 거기 임시 경비원 가운데 지미타이 다무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이날 새별 5시에 죽었습니다. 당시 서른네 살의 창창한 나이었습니다. 왜 죽었을까요? 사람들한테 깔려 죽었습니다. 뉴욕에 있는 월마트 벨리 스트림 매장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2천 명이 넘는 군중이 그 전날 밤 9시부터 몰려들었습니다. 마트 측에서는 사람들을 한 줄로 세우기 위해서 “여기서부터 줄을 서세요!”라고 쓰인 표지판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던 사람들은 새벽부터 외쳤습니다. “문을 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군중심리가 작동하지 않습니까? 시간도 되기 전에 사람들은 문을 밀고 들어왔습니다. 군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문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 와중에 몸무게가 120kg이나 나가는 거구였던 다무르가 죽은 것입니다. 당시 그는 우왕좌왕하는 군중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엇에 그렇게 미쳐 있었던 것일까요? 이날 월마트는 할인 생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50인치 최신 HDTV를 798달러(87만 원 정도)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던 것입니다.

경비원뿐만 아니라 부상자를 도우려고 달려온 응급 의료요원도 쇼핑객들에게 떠밀리고 발에 밟혔습니다. 오전 6시쯤, 다무르가 사망했다는 안내방송이 정식으로 나왔습니다. 매장에서 사고가 일어났으니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경찰이 방송을 했지만, 사람들은 쇼핑을 계속했습니다.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제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소리치면서, 매장에서 나갈 수 없다고 버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음 날 매장이 문을 열자, 군중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줄을 섰습니다. 경찰은 한동안 이 살인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아주 많은 원인이’ 이 비극을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게 누구 탓이든 정말 슬픈 일 아닙니까? ― 레이철 보츠먼, 루 로저스(이은진 역), ≪위 제너레이션≫((주)도서출판 루픈숲, 2011), 41-42쪽.

■ 소유와 이용

이렇게 세상이 험악해졌습니다. 오로지 물건 하나 싸게 사기 위해서 사람 하나쯤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너무 끔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많이!’ 귀신에 붙들려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줄도 모르고 살고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겠습니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소유할 때보다 이용할 때 더 큰 부를 발견한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내 것’이라고 이름표를 붙여놓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면 훨씬 적은 자원으로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학교를 예로 들어 봅시다. 학생 한 사람을 위해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각 과목의 교사와 부대시설을 갖추려면 어마어마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여됩니다. 그러나 일정한 인력과 시설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원을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학교나 교회가 무작정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문제이기는 합니다. 적정선을 찾아서 함께 이용하면 아주 훌륭한 공동시설이 됩니다.

여행 중에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 빨래방이나 복사 집을 이용하는 것, 턱시도나 고급 의상 또는 파티에 쓸 탁자와 의자를 빌려서 쓰는 것 등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소유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함께 사용한다는 기본 원칙은 고대 사람들이 무역을 할 때부터 있었습니다. 1984년 고고학자들은 고대 수메르 도시 우르에서 발굴 작업을 하던 중에 점토판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에 보니까 기원전 2010년에 제사장들이 농부들에게 농기구를 빌려준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 레이철 보츠먼, 루 로저스(이은진 역), ≪위 제너레이션≫((주)도서출판 루픈숲, 2011), 135쪽. 우리가 사는 구미시의 경우, 각 동사무소에 가면 자전거들이 준비되어 있지요. 구미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빌려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보험료까지 시에서 다 내줍니다. 자전거의 경우, 보험처리는 빌려서 쓰는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됩니다. 자기 자전거를 타다가 다치거나 사고가 났을 경우에도 시에다가 요청하면 보험처리를 해줍니다. 이런 것은 아주 잘하고 있는 일이지요. ‘공동사용’의 좋은 사례입니다.

■ 맺는 이야기

이제야 성경 이야기를 합니다만, 사도행전에 보면 공동생활, 공동소유, 공동소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기 보니까 “많은 신도가 다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서,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사도행전 4:32)라고 합니다. 초대교회 신도들은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서, 그 돈을 사도들에게 맡깁니다. 그러면 사도들은 각 사람에게 필요에 따라 나누어줍니다. 그 결과가 어땠겠습니까? 34절에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멋지지 않습니까? 우리의 ‘로망’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이제 와서 사유재산을 다 포기하고 무작정 공동생활을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혼란이 오겠지요. 그러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공동으로 쓰고 나누어 쓰고 함께 쓰는 일을 찾아본다면 얼마든지 그 정신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만일 그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시다면 언제든지 내놓고 의논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그런 멋진 우리 교회, 우리나라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원합니다.

1061 한울교회
1060 한 몸이기에
1059 한 몸이기에
1058 한 많은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1057 하늘나라의 노동복지
1056 하나에 대하여
1055 하나님의 후회
1054 하나님의 한 가족
1053 하나님의 집에 갈 때에
105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1051 하나님의 이름으로
1050 하나님의 영광, 사람의 평화
1049 하나님의 약속
1048 하나님의 손수건
1047 하나님의 본심
1046 하나님의 밭, 하나님의 건물
1045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열심
1044 하나님을 찾는 열정
1043 하나님을 설득하는 방법
1042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산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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