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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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8-08-10 15: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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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가복음서 10:46-52 
설교일 2008-08-10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그들은 여리고에 갔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큰 무리와 함께 여리고를 떠나실 때에, 디매오의 아들 바디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 가에 앉아 있다가 나사렛 사람 예수가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고 외치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그를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더 큰소리로 외쳤다. “다윗의 자손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눈먼 사람을 불러서 그에게 말하였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시오. 예수께서 당신을 부르시오.” 그는 자기의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서 예수께로 왔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 그 눈먼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러자 그 눈먼 사람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가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다.

〈마가복음서 10:46-52〉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남과 북의 교회가 공동으로 지키는 남북 평화통일주일입니다. 또한 63년 전 우리나라가 일본의 강제점령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해방주일이기도 합니다. ‘해방주일’의 주제는 압제에서의 ‘탈출’이고, ‘평화통일주일’의 주제는 분단에서의 ‘탈출’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최대의 사건은 ‘출애굽’이었는데, ‘출애굽’의 주제도 ‘탈출’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의 제목을 ‘탈출하라!’로 정했습니다. 오늘 신약성경 본문은 바디매오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 역시 그 주제가 ‘탈출’입니다. 소경 상태로부터의 탈출, 거지 신세로부터의 탈출, 불신 상태로부터의 탈출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큰 무리에 둘러싸여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바디매오라는 사람이 길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앞을 못 보는 소경인 데다가 직업은 거지였습니다. 이 사람이, 그 유명한 나사렛 사람 예수가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소리를 쳤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사람들은, 조용히 좀 하라고 그를 꾸짖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욱더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다윗의 자손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셨습니다. 그를 불러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바디매오를 불러서 그에게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바디매오는 자기의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서 예수님 앞으로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 바디매오가 예수님께 말했습니다.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러자 그 눈먼 사람은 곧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바디매오의 탈출 이야기에서 우리는 몇 가지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문제를 인식하라!

‘탈출’을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문제를 인식해야 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 선각자들은, 우리 민족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일부 친일파들은 자기들의 이익추구를 위해서 일본 식민지를 옹호하고 있었습니다만, 독립지사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상당히 민감해 있습니다. 경제가 안 좋다, 위기다,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그런 것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기만 하면 경제는 얼마든지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진정한 문제는 무엇인가,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세계에 진정한 독립국으로 우뚝 서려는 마음이 우리 민족에게 있는가, 그것이 문제입니다. 갈라져 있어도 좋다, 배만 부르면 된다, 강대국에 예속되어 있어도 좋다, 경제 규모만 크면 된다, 이런 생각이 의외로 깊게 뿌리박고 있지 않은지, 그게 걱정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디매오에게 물으셨지요.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 이 질문에, 바디매오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대답이 튀어나왔습니다.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바디매오의 소원은 눈을 뜨게 해달라는 건데, 그것은 단순히 눈 뜨는 문제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바디매오는 거지로서 남의 도움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눈을 뜨게 되면 어떻습니까? 그때부터는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눈만 뜨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진정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디매오는 눈을 뜨기를 원했습니다. 얻어먹으면서 살기보다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독립해서 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 버릴 것은 버려라!

탈출을 위해서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디매오는 겉옷을 벗어내 던지고 예수님께로 달려갔습니다.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까짓 겉옷이 대수겠습니까? 이스라엘에서 겉옷은 우리가 생각하는 겉옷이 아닙니다. 거기는 사막지대이기 때문에 낮에는 태양이 엄청나게 뜨겁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겉옷이 없으면 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하지 못하고, 밤에 저체온 증으로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바디매오는 거지 아닙니까? 거지에게 겉옷 한 벌은 전 재산이지요. 그러나 바디매오는 그것을 내팽개치고 예수님께로 달려 나갔습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인가를 버려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꿈꾸며 만주벌판으로 달려 나갔던 우리 조상들은 나라의 독립을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청춘을 버렸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신혼의 단꿈을 버렸습니다. 오로지 독립을 위해서 아내와 자식을 모국에 버려둔 채 투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우리도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버려야 합니다. 분단 상황에서 탈출하여 통일 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돈도 써야 하고 양보도 해야 합니다. 자존심도 조금은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문제에 짓눌려 있을 때, 기도해야 하지 않습니까? 위기에서 탈출해야 할 일이 있다면 신앙인들에게는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오직 기도밖에 없습니다. 기도하기 위해서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 탈출 이후를 대비하라!

‘탈출’을 위해서, 세 번째 생각해야 할 것은, 탈출 이후를 대비하는 일입니다. 바디매오는 예수님의 은혜로 눈을 뜨고 난 이후, 곧바로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갔습니다. 예수님을 만나 병을 고친 사람들이 다 예수님을 따라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을 예수님께서 친히 말린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위기에서 탈출하든, 분단에서 탈출하든, 억압에서 탈출하든, 탈출 이후에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나왔지만, 시시때때로 반역의 무리들이 일어났습니다. 먹고 살기 힘드니,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자는 말을 심심치 않게 했습니다. ‘우리를 탈출시켜놓고, 우리를 해방시켜놓고, 광야에서 죽일 작정이냐’고 모세와 하나님께 대들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볼 때, ‘출애굽’은 잘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탈출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유혹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이른바 ‘통일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왜 통일을 했는가, 어쩌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단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탈출은 독립을 위한 것일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독립은 외롭습니다.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해서 독립을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억압 상황에, 분단 상황에, 암흑 상황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 맺는 말씀

오늘 저는 ‘탈출’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문제가 있는지 바로 보아야 합니다. 탈출해야 할 상황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만일 지금이 탈출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버릴 것은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던져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탈출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탈출과 독립이 이루어진 후, 몰려올지도 모르는 외로움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개인에게도 탈출이 필요하지만, 오늘이 평화통일 주일이니까 나라의 ‘탈출’을 한 번 더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분단 상황에서 탈출하여 통일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서, 아무쪼록 주님께서 우리에게 지혜와 인내와 믿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042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
1041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
1040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
1039 하나님께 복종하는 행복
1038 하나님 어머니
1037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1036 하나님 닮았네
1035 하나 됨을 위하여
1034 하나 됨,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
1033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1032 필요에 따라 나누자
1031 필요에 따라
1030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1029 피 이야기
1028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한 가
1027 폭풍전야, 그리고 평화의 아침
1026 폭력 쓰는 사람들의 특징
1025 포악한 자들아, 노래를 그쳐라!
1024 폐 끼치는 사람, 덕 끼치는 사람
1023 평화의 주,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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