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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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11-03 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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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5:12-13 
설교일 2013-11-03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231105 일 한울.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복음서 15:12-13>


■ 들어가는 이야기

어느덧 11월이 되었습니다. 11월, 하면 아직 엄연히 가을이지만 겨울이 코앞이라 그런지, 뭔가 좀 을씨년스러운 느낌도 드는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함께 모인 여러분의 11월은 성령님의 온기로 따뜻하게 다가오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친구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친구와 관련한 예수님의 핵심 가르침은 요한복음서 15:13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영향을 받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아이들은 대개 엄마의 영향력 아래에서 살게 됩니다. 그때는 엄마가 왕이지요. 엄마에게 인정을 받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더 바랄 것이 없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선생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 됩니다. 엄마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 하면서 논쟁을 끝냅니다. 그 아이가 커서 중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 이제 사정은 또 달라집니다. 이른바 사춘기라고 하는 시기이지요. 그때는 친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됩니다. 때로는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느라고 선생님의 말이나 부모의 말을 거역하게 됩니다. 그 시기는 그게 정상입니다. 그런 속성을 무시하고 엄마 말만 잘 듣는 아이로 크면 마마보이가 되어버리고 말지요. 그렇게 지내다가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 진출을 앞두게 되면 취업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런 상황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커서 학교다, 직장이다, 결혼이다, 해서 집을 나가게 되면 사람은 다시 친구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삶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기쁨’입니다. 기쁨이 있는 곳으로 관심이 가고, 돈이 가고, 몸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40대를 넘어 50대에 들어서게 되면 기쁨을 다시 친구들에게서 찾게 됩니다.

■ 인정받는 기쁨.

저도 요즘에는 밖에 나가면 그런 대화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어, 자네 운동화 새 거네. 어디서 났어?” “응, 이거? 내 생일에 우리 딸내미가 사준 거야!” “이 가방? 이건 지난 어버이날 아들이 사준 거고.”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면서 은근히 자랑을 하게 되지요. 그러면 돌아오는 이야기는 뭐겠습니까? “오, 그 녀석들 효잘세!” 이게 아들딸을 잘 키웠다고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 기쁨입니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가는 것, 어디서 무슨 상을 받는 것, 정성스러운 선물을 사주는 것 등이 모두 인정받는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많아지게 되면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친구가 아니라 편하게 자랑도 좀 늘어놓고 칭찬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삶은 훨씬 풍요로워집니다. 시인 유안진 선생이 이런 글을 썼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 유안진 이향아 신달자, ≪지란지교를 꿈꾸며≫(정민미디어, 2004), 76쪽. 좋은 친구를 두고 있다는 것은 참 복 있는 일입니다. 좋은 친구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하나님께 기도하면 되겠지요. “하나님, 저에게 좋은 친구들을 보내주세요. 그래서 그들로부터 기쁨을 얻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하늘에서 좋은 친구가 뚝 떨어지겠습니까? 아니지요.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래, 알았어, 좋은 친구 보내 줄게. 그런데 조건이 있어. 내가 너에게 좋은 친구를 보내주기에 앞서서 네가 먼저 좋은 친구가 돼야 해. 그럴 수 있겠어?”

■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하여.

이게 세상 이치입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신랑감/신붓감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신랑감/신붓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여러 가지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제가 볼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친구에 대해서 험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이봐. 방금 자네 친구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소크라테스가 그의 입을 막았습니다. “잠깐만! 내게 그 얘기를 해주기 전에 우선 세 가지 검증을 좀 했으면 좋겠네. 자, 첫 번째 검증이야. 자네가 내게 얘기해 줄 내용이 진실인지 확인했는가?” “아니.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을 뿐이야.” “좋아. 그럼 자네는 그 얘기가 진실인지 모른다는 말이지? 그럼 두 번째, 내 친구에 대해 알려 줄 내용이 뭔가 선한 것인가?” “천만에! 그 반대야.” “그럼 자네는 내 친구에 대해 나쁜 것을 얘기하려 하는군.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실히 모르면서 말이야. 자, 이제 마지막 검증일세. 내 친구에 대해서 사람들이 주장하는 그것을 내게 말하는 것이 유익한 일인가?” “뭐,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네가 내게 알려 주려는 게 진실도 아니고, 선하지도 않고, 유익하지도 않은 일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굳이 그걸 내게 말하려고 하는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임호경 역),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주식회사 열린책들, 2011), 267쪽.

■ 맺는 이야기

친구가 있는 앞에서 칭찬을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없는 데서 그에 대해 험담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만 잘 지켜도 그 친구와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없는 자리에서 욕하면 모를 것 같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험담을 하는 동안에 내가 하는 말이 내 마음에 스며듭니다. 그리고 내 옷깃에, 머리카락에, 세포 중에, 공기 중에 배게 됩니다. 그렇게 배어서 저장되어 있던 험담이 그 친구와 같이 있을 때 스멀스멀 냄새가 나는 겁니다. 이걸 성경의 용어로 말하면 ‘하나님이 아신다!’라고 합니다. 세상에 영원히 숨겨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은 먼저 좋은 친구들이 됨으로써,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친구들을 많이 두고 사는 복된 주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 20131115 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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