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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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0-07-18 17: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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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2:24-27 
설교일 2010-07-18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제자들 가운데서 누구를 가장 큰 사람으로 칠 것이냐는 물음을 놓고, 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뭇 민족들의 왕들은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자들은 은인으로 행세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지 않다. 너희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하고, 또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냐, 시중드는 사람이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누가복음서 22:24-27>


■ 들어가는 이야기

여러분, 오늘도 주님 안에서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장마에 피해는 없었겠지요? 내일이 초복인데 영양 보충할 준비는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여러분들은 이명박 대통령보다도 높은 분들이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높은 분들이고, 반기문 UN 사무총장보다도 더 높은 분들입니다. 갑자기 웬 ‘높은 사람’ 타령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오늘 말씀의 주제가 “누가 더 높으냐?”이기 때문에 결론부터 말씀을 드려 봤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서 누가 더 높으냐, 누가 더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싸움이 붙었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께 된통 혼이 났지요. 요즘이나 옛날이나 사람들은 서열 매기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높은 사람, 진짜 큰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예수님은 ‘섬기는 사람’이 높은 사람이고 큰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보다 500년쯤 전에 중국에서 살았던 노자 할아버지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노자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을 큰 사람이라고 했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이 어른은 세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마십시오(生而不有, 생이불유).

그 첫 번째가 ‘생이불유’(生而不有)입니다. 이 말은 원래 부모들 들으라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았으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요즘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집착이 세계 제일인 것 같습니다. 자식 일이라면 만사 접어두고 나서지요. 돈 쓰는 것도 자식 위해서 쓰는 돈이 제 1순위입니다. 그렇게 키워 놓으면 부모 생각대로 효도해서 부모에게 기쁨을 안겨 줄까요? 그런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귀하게 기른 자식 치고 효도하는 자식은 흔치 않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이야기까지 유행하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제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더니 어떤 분이 웃다가 죽는 줄 알았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장가간 아들 시리즈’입니다.

먼저, 3대 황당한 여자가 있답니다. 첫째,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는 여자, 둘째,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그리고 셋째가 뭔지 아시겠습니까? 셋째는, 며느리 남편을 아직도 자기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랍니다. 이런 것도 있습니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그러면 내 아들은? 빚진 아들은 내 아들. 하나 더 할까요? 아들을 낳으면 1촌, 대학 가면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 애 낳으면 동포, 이민 가면 해외동포.

이게 현실입니다.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소리 많이 하지요. 그러면 이런 꼴을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아이를 낳아 놓고, 그 아이를 내 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의 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세상 공부도 중요하고, 출세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애써서 길러내 놓아봐야 내 아들, 내 딸이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의 딸로 키우면, 하나님께서 멋진 아들딸로 만들어 주십니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아이가 부모에게 불효하겠습니까? 하나님께 칭찬 받는 아이가 사람에게 칭찬 받지 못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들은 물론이고, 우리 교회의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하는 제목이 이겁니다. “주님, 이 아이들이 하나님께 칭찬 받는 아이들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사람에게도 귀히 여김을 받는 아이들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걸로 만사 OK입니다. 자식을 낳았으되 그 자식을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큰 사람입니다.

■ 무엇을 하되 대가를 기대하지 말고 하십시오(爲而不恃, 위이불시).

둘째는 ‘위이불시’(爲而不恃) 곧 무엇을 하기는 하되, 대가를 바라지 말고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쉬운 이야기지요? 월급을 받고 일하는 경우 말고, 일상생활에서나 하나님 앞에서나, 그렇게 해야 큰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 소유를 팔아서,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낡아지지 않는 주머니를 만들고, 하늘에다가 없어지지 않는 재물을 쌓아 두어라. 거기에는 도둑이나 좀의 피해가 없다”(누가복음서 12:33). 우리가 대가를 바라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늘 창고에 쌓아 두셨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내주십니다.

저는 누구에게서든지 무엇을 받았으면 그 사실을 꼭 기록해 둡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 무엇을 준 것은 기억하지도 않고 적어 두지도 않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준 것을 기억하거나 적어두는 순간, 하늘 창고에 적어둔 기록은 싹 사라지거든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기라”고 한 것입니다. 하나님 이름은 잘 몰랐지만, 하나님의 뜻은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와 같이 무슨 일을 하든지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하는 사람이 큰 사람입니다.

■ 나이 많다고 행세하려 하지 마십시오(長而不宰, 장이부재).

마지막으로 노자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은 ‘장이부재’(長而不宰)입니다. 이건 무슨 말인가 하면, 나이 많다고 행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이 많은 것은 자랑이 아닙니다. 노자 할아버지가 한 말씀 가운데 ‘물장즉노’(物壯則老)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만사 강하고 장성하다는 것은 곧 늙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뜻입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예전에는 싸움이 붙으면 꼭 나오는 말이 “너 나이가 몇 살이야?”라는 대거리였습니다. 요즘은 회사 같은 데서 나이 많다고 행세하려고 들다가는 ‘왕따’ 당하기 딱 좋지요. 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어린이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기억하시지요?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복음서 18:3). 어린아이 같이 되라고 하시는데, 나이 많다고 뭘 자꾸 주장하려고 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짓입니까? 노자 할아버지 이야기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이 어른도 예수님과 똑 같이, 어린아이와 같이 되는 것이 큰 사람이라고 하셨는데요,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내 말은] 갓난이기와 같이 되라는 것입니다. [갓난아기는] 벌이나 전갈이나 도마뱀이나 뱀도 물지 않습니다. 맹수가 위협하지도 않습니다. 사나운 새가 채가려 하지도 않습니다. 뼈가 약하고 근육이 부드럽지만 [두] 주먹은 불끈 쥐고 있습니다. [… 갓난아기는] 종일 울어도 목이 잠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기는] 조화가 완벽히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갓난아기가 짐승에게 물리는 것 보셨습니까? 갓난아기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 보셨습니까? 갓난아기가 어디 가서 맞고 오는 것 보셨습니까? 갓난아기가 시험 못 쳤다고 속상해 하는 것 보셨습니까? 갓난아기가 누구랑 싸워서 치료비 물어줬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갓난아기에게는 아무런 사고도 없습니다. 아무런 말썽도 없습니다. 아무런 걱정근심도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어머니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보고 어린아이와 같이 되라는 것도 바로 그런 뜻입니다. 엉금엉금 기어갈 생각도 하지 말고, 제 힘으로 뭘 해보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몸뚱이 전체를 온전히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맡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자체로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젖 주시면 먹고, 재워주시면 자고, 내놓을 것 있으면 싸고…, 그것만 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완전한 신앙입니다. 그런 사람이 큰 사람입니다.

■ 맺는 이야기

저는 오늘 노자 할아버지의 가르침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생이불유(生而不有),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위이불시(爲而不恃), 무엇을 하되 대가를 기대하지 말고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장이부재(長而不宰), 나이 많다고 행세하려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군림하려 하지 말고 섬기는 사람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 어른 행세하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똑 같지 않습니까?

저와 여러분이,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노자 할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 가장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222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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