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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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26-38 
설교일 2010-12-05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대림절 


■ 성서 본문

그 뒤로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 동네로 보내시어,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누가복음서 1:26-38>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도 하늘나라의 잔치 자리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신 여러분에게,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하늘 창고를 여시고 위로와 행복과 희망을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12월이 되었습니다. 이제 올해도 오늘을 포함하여 주일이 네 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10년이 가고 2011년이 온다고 해서 태양이 서쪽에서 뜬다거나, 겨울이 여름이 된다거나,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다거나… 그런 일은 없겠지만, 한 해, 한 해, 매듭을 잘 지어나갈 때 우리의 한평생이 알차게 짜여 가게 될 것입니다.

■ 1년 마감 준비

유안진 선생은 “일 년 중 가장 우울한 때가 송년(送年)에 즈음한 때”라고 말합니다. 이때가 되면 한 해 동안 왠지 너무 많은 실수를 저지른 것 같고,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지른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해놓은 일도 없이 일 년이 다 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자신이 더 없이 초라해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독을 느낀다고 합니다. 때로는 ‘삶이 어찌 이다지도 가혹하고 잔인한가?’ 새삼 깊이 실망도 하는 때가 12월입니다. ― 유안진 이향아 신달자, ≪지란지교를 꿈꾸며≫(정민미디어, 2004), 95쪽.

우리가 한평생을 살면서 수많은 12월을 거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자신을 반성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만큼 겸손을 배우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게 한 만큼 우리는 새롭게 발돋움할 수 있는 슬기를 터득하는 기회를 더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다시는 오지 않을 세월을 무겁고 소중하게 살 줄 알게 되고, 무엇이 옳은 일인지,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 깨닫게 됩니다. ― 유안진 이향아 신달자, ≪지란지교를 꿈꾸며≫(정민미디어, 2004), 65쪽.

■ 일생 마감 준비

이처럼 우리에게 인생의 단락이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비행기를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행기 안에는 안내 전광판이 있어서 수시로 지도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가는데, 지금 어느 지점을 비행하고 있다, 속도는 얼마고, 고도는 얼마고, 바깥기온은 몇 도다, 하는 정보들을 표시해 줍니다. 우리 일생에서도 이와 같은 지점 표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송년이라는 것도 있는 것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각종 학교의 ‘졸업’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길게 볼 때 우리의 죽음도 영원한 삶에서 생각하면 ‘일단락’입니다.

송년 때가 왔을 때, 한 학교를 졸업할 때, 군 생활을 하다가 제대할 때, 한 직장을 그만 둘 때 등, 우리 삶의 단락 지점에 이르면 우리는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일생을 마칠 때쯤에는 우리가 일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런 내용을 묘비에다가 기록하기도 하는데, 여러분의 묘비에는 무엇이라고 적으면 좋겠습니까? 버나드 쇼라는 유명한 희극작가가 있습니다. 이 양반은 94년을 살다가 갔는데, 이분 묘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영부영 세월만 보내다, 언젠가는 내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Show George Bernard). 개그우면 김미화 씨는 자기 묘비에다가 이렇게 쓰겠다고 했습니다. “웃기고 자빠졌네!” 코미디언으로서 한평생을 사람을 웃기다가 여기에 자빠져 누웠다, 그런 뜻이겠지요. 승려이자 화가였던 중광이라는 분은 “괜히 왔다 간다!”라는 묘비명을 남겼습니다.

■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괜히 왔다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말이야 맞습니다만, 그래도 그건 좀 허무합니다. 한평생을 살다가 가면서 그래도 뭔가 ‘보람’ 비슷한 것이라도 있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김미화 씨 경우처럼, 코미디언이었으니 열심히 사람들을 웃겼다, 그런 정도의 묘비라도 남겨야 덜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올해가 가기 전에 여러분은 여러분의 1년 동안의 삶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마감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여러분의 한평생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 것 같습니까? “참 잘 살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성경을 읽다가, ‘그래, 바로 이거야!’ 하는 것을 하나 찾았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한 말입니다. 누가복음서 1:38 말씀입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어느 날 밤, 느닷없이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서 말합니다.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누가복음서 1:31). 그때 마리아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였습니다. ‘처녀가 아이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는 우리 속담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건 청천벽력입니다. 그 당시 상황으로 보면 인생 종 치는 일입니다. 그 아이가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 된다고 하더라도 너무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통이 큰 여자였습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만일 마리아의 무덤이 있다면, 그리고 그의 묘비가 있다면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을 것 같습니다.

■ 맺는 말씀

묘비에다가 이렇게 쓰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나는 내 꿈을 꾸었고, 그 꿈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어쨌다고요? 그 사람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 우리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내 꿈, 내 희망이 아니라, 주님의 꿈, 주님의 뜻이 이루어질 때 온 인류에게 복이 되는 것입니다. 내 삶이 ‘내 뜻대로’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고백할 때 세상 모든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아드님인 예수님도 죽기 전 날 밤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피와 땀을 쏟으면서 기도하신 말씀은 이것입니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시니,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마가복음서 14:36).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이런 고백을 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부족하지만 이 몸을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졌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삶을 마칠 때에도 똑 같은 고백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저는 죄인이지만 이 죄인을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졌기를 바랍니다.’ 나이 많은 예언자 시므온은 아기 예수님을 안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누가복음서 2:29-31). 나는 지난 한 해 동안을, 그리고 나의 한평생을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살았다, 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이겠습니까?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저와 여러분에게 영원히 있기를 바랍니다.
242 가을 보약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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