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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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0-12-26 17: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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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시편 90:9-12 
설교일 2010-12-2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송구영신 
■ 성서 본문

주님께서 노하시면,
우리의 일생은 사그라지고,
우리의 한평생은 한숨처럼 스러지고 맙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분노의 위력을 누가 알 수 있겠으며,
주님의 진노의 위세를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해주십시오.

<시편 90:9-12>


■ 들어가는 이야기

벌써 올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를 보내는 송년주일을 맞이하여, 역사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주님 안에서 복된 자리에 함께 앉게 된 여러분의 삶을 은혜와 복으로 넘치게 해주시기를 빕니다. 세월이 유수(流水) 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성경에서는 세월이 마치 날아가는 것 같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나날들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우리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허송세월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오늘 시편의 시인은,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계산을 잘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지혜의 마음’입니다. 날 수를 계산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노스 식 계산법이고 또 하나는 카이로스 식 계산법입니다.

■ 크로노스의 시간

먼저 크로노스 식 계산법이란 우리가 흔히 하는 계산법입니다. 하나, 둘, 셋, 넷… 하는 식으로 차례차례 세어 나가는 방법이지요. 이제 2010년이 다 끝나가고 있는데, 2010이라는 것도 예수님 태어나시던 해부터 시작해서 한 해 한 해 세어온 숫자입니다. 내년은 2011년이 되겠지요. 그런데 숫자를 센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유익한지 모릅니다. 일단 지루함을 덜게 해주지요. 여러분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이를 먹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나이라는 게 있으니까, 선배와 후배도 있고, 어른과 아이도 있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몇 살 때는 어땠고, 몇 살 때는 뭘 했고… 하며 과거의 일들도 체계적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숫자를 가까이 한다는 것은 우리 삶을 젊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서 고스톱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고스톱을 치면서 숫자를 계산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순기능이 있는가 하면 이기고자 하는 스트레스를 더해주는 역기능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이라면 그런 거 하지 않아도 충분히 숫자와 가까이 지냅니다. 우리가 성경책을 읽을 때 몇 장 몇 절, 하면서 늘 숫자를 세지요. 찬송을 부를 때도, 교독문을 찾을 때도 늘 숫자를 세지요. 매주일 교회력을 따질 때도 대림절 몇째 주일, 성탄절 몇째 주일, 하면서 숫자를 세지 않습니까? 그 정도면 성도들은 숫자 훈련은 충분합니다.

■ 카이로스의 시간

그 다음, 카이로스 식 시간 계산법은 다릅니다. 단순히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계산법입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선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말씀이 있지요. 이 계산법을 따르면 하루를 천 년처럼 살 수 있고, 천 년을 하루처럼 넘길 수 있습니다.

이 세상 곧 지구의 역사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지구가 탄생한 것은 지금부터 47억 년 전쯤 된다고 합니다. 이 47억 년 되는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놓고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지구가 생성된 뒤 생명체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약 20억 년 전입니다. 지구 역사를 1년으로 본다면 3월쯤이 됩니다. 좀 더 크고 복잡한 다세포 유기체들은 11월에 등장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공룡은 12월 13일경에 등장해서 약 12일 뒤인 12월 25일쯤에 사라집니다. 현대의 인류라고 불리는 호모사피엔스는 불과 100,000년 전에 등장하니까 자정이 되기 약 11분 전이 됩니다. 문명사회를 이루는 농경사회는 불과 자정 1분 전에 등장하게 됩니다. 200년 전에 일어났던 산업혁명은 약 2초간에 나타난 현상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 정용, “환경과 생명,” 이양호 편, ≪신학논단 제 37집≫(연세대학교 신과대학, 2004), 5-6쪽.

■ 12월, 그리고 남은 날들

인간의 시간, 곧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보자면 오늘이 12월 하고도 26일이니까 거의 다 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이 채 못 남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라는 것은 째깍째깍 시계가 가듯이 언제나 똑 같은 비율로 흐르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의 역사에서도 보듯이, 나머지 하루만에도 엄청나게 큰일이 일어날 수 있고, 나머지 2초 동안에도 혁명적인 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며칠 남지 않았다고 설렁설렁 보내면 안 됩니다. 앞으로 남은 닷새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어떤 위대한 일을 이루실지 모릅니다.

하루의 해가 자기의 할 일을 다 하고 넘어가면 밤이 됩니다. 밤이 됐다고 하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는 밤에도 얼마든지 이루어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루의 황혼부터 자정까지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듯이 인생의 황혼부터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나님과 늘 함께 하신다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지켜주시고 보살펴 주신다면, 나이가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부터도 여러분은 놀랍고도 위대한 삶을 창조해 나갈 수 있습니다.

■ 맺는 말씀

이제, 올해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리는 저와 여러분이 올해 남은 닷새 동안, 그리고 우리의 남은 인생 동안, 주님께서 은총으로 함께 하셔서,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놀라운 삶을 만들어 나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원합니다.

1. 20111226 MN.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222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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