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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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6:9-13 
설교일 2011-01-0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송구영신 


■ 성서 본문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며,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
그 뜻을 하늘에서 이루심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십시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여 주십시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마태복음서 6:9-13>


■ 들어가는 이야기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첫 주일예배를 드리는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땅의 축복과 사람들의 사랑이 넘치도록 쏟아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올해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의 주제는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기도 제목도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로 정했습니다. 여기서 ‘뜻’이란 물론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그것을 살펴보아야 하겠지요. 제가 생각하기로, 하나님의 뜻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평등하게 사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셋째는 하나님과 사람과 이 세상 만물이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 첫째, 평등세상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평등세상이란 어떤 곳이겠습니까?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모두 자기 권리를 누리며 사는 세상이겠지요. 왜 그래야 합니까?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귀한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아들과 딸을 차별해서 대우하면 아이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형과 아우를 차별하면 당장에 싸움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인종차별, 신분차별, 성차별, 빈부차별 등등, 무수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런 차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인 신동엽 씨가 1960년대에 쓴 시를 보면 스칸디나비아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년 전에 한 번 말씀드린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 동네, 곧 북유럽 나라들에서는 대통령이 꽃 리본 단 딸아이의 손을 이끌고 거리로 칫솔 사러 나온다고 합니다. 탄광에서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에는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장자(莊子) 등의 기름 묻은 책들이 들어 있답니다. 휴가여행을 떠나는 총리가 기차역 삼등 대합실 매표구 앞에서 줄을 서 있을 때 그걸 본 역장은 “기쁘시겠소!” 가볍게 인사 한마디만 남기고 자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고 합니다. (신동엽의 시 〈산문시 1〉에서) ― 신동엽(최성수 편), ≪선생님과 함께 읽는 신동엽≫(실천문학, 2004), 78-79쪽. 대통령이 딸 아이 데리고 칫솔 사러 퇴근 후에 백화점에 나오는 나라, 대통령이 자전거 꽁무니에 소주 한 병 달고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나라,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과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 사이에 소득 차이가 없는 나라, 국무총리가 휴가를 가도 누구 하나 요란 떠는 사람이 없는 나라…. 머지않은 장래에 찾아올 우리나라의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멋진 세상입니까?

■ 둘째,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성경에서 찾아봤더니 아주 명쾌하게 정의를 내린 구절이 있습디다. 데살로니가전서 5:16-18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항상 기뻐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기도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든 일에 감사하기를 바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어떤 사람은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데 어떤 사람은 슬퍼하고 기도도 안하고 감사하지도 않으면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엊그제 새해맞이 예배 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우리는 기쁜 일이 있어서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기뻐하면 기쁜 일이 줄줄이 생깁니다. 감사할 일이 있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납니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늘 웃으며 살면 웃을 일이 연달아 생겨납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석 달 열흘 가도 기도할 내용이 없지만, 늘 기도하는 사람은 해도 해도 기도가 모자랍니다. 이것이 성경의 법칙입니다. 누구에게 매를 맞아도 기뻐하며 감사하고, 손해를 보아도 기뻐하며 감사하고, 싫은 소리를 들어도 기뻐하며 감사하고, 괴로운 일이 켜켜이 쌓여 있어도 기뻐하며 감사하면, 저와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정말로 기뻐하며 감사할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 놓으실 것입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세상입니까?

■ 셋째, 온 세상이 평화를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성경에 보면 ‘평화’ 또는 ‘화평’이라는 말이 200여 차례 나옵니다. 그만큼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평화, 하면 우리는 보통 사람들 사이 또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평화만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진정한 평화는 세 가지입니다. 먼저는 하나님과 사람들이 평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적으로 따를 때, 곧 주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 되고 우리가 그분의 백성이 될 때 그 평화는 이루어집니다. 그 다음의 평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평화입니다. 자식들이 싸우는 것을 좋아할 부모는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모두 평등한 인격을 가지고 서로 평화를 이루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평화가 있는데, 그것은 사람과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시라면, 제 생각에는, 자연은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 우리와 함께 합니다. 어머니의 품안에서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자란 아이는 대개 정서도 안정되고 자연스럽게 사랑을 주고받을 줄도 압니다. 그러기에 사람도 어머니인 자연의 품에 안겨서 자연의 젖을 먹으며 살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어머니를 모시듯이 자연을 모셔야 합니다. 얼마 전에 낙동강에 가서 보니까 강바닥이 무지막지하게 파헤쳐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공사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4대 강을 살린다면서 모래톱과 습지를 이렇게 훼손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랬더니 그분이 하는 말이, 습지는 보존한답니다. 어떻게 보존할 거냐고 했더니, 다른 곳은 다 파내도 습지 구역은 파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습지라는 게 수천, 수만 년 동안 주변의 환경과 더불어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 주변을 다 파내고 그것만 남겨둔다고 그게 습지로 남아 있습니까? 여러분도 잘 아시지만, 우리나라 사대 강의 모래톱과 습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드문 자랑거리입니다. 한번 훼손되고 나면 회복이 불가능한 천혜의 자연입니다. 그걸 다 망가뜨리면서도 ‘살리기’를 한다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자연은 우리 마음대로 개발하고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낳아주고 길러주는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아버지 앞에서 어머니를 못살게 하는 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은 어머니를 잘 모시는 것입니다.

■ 맺는 말씀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마가복음서 3:35). 우리가 사랑하는 예수님의 형제가 되고 자매가 되려면 하나님의 뜻을 행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입니까?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사는 것, 둘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 그리고 셋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과 평화를 이루고 자연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42 가을 보약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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