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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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1-05-29 14: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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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4:44-49 
설교일 2011-05-29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하기를,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나를 두고 기록한 모든 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성경을 깨닫게 하시려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곧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으시고, 사흘째 되는 날에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실 것이며, 그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모든 민족에게 전파될 것이다’ 하였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보아라,]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낸다. 그러므로 너희는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을 때까지, 이 성에 머물러 있어라.”

<누가복음서 24:44-49>


■ 들어가는 이야기

오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여러분 모두 삶의 현장 속에서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육체적인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서 오늘 이렇게 주님 안에서 함께 모인 여러분들의 심신을, 주님께서 새롭게 해주시고, 세상이 주지 못하는 큰 능력을 내려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요즘 날씨가 더웠다가 썰렁했다가, 변화가 상당히 심합니다. 보통 삼사오월을 봄이라 하고 육칠팔월을 여름이라고 하는데, 오늘이 5월 29일이니까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점입니다. 이런 때를 환절기라고 하지요. 이런 계절에 감기에 걸리는 일이 많은데, 감기라는 것이 우리 몸의 방어능력이 약해질 때 오는 것 아닙니까?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야기의 제목을 “능력을 입을 때까지”라고 정했는데, 오늘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모든 면에서 능력을 입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능력을 입을 때까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에 제자들을 불러 모으셨습니다. 이제 예수님도 세상을 떠나실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유언’이라는 것을 하지요. 아마 그때 하는 말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가장 긴요한 말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많은 교훈을 주셨지만, 아마도 예수님도 이 순간, 가장 긴요하다고 생각되는 말씀을 하셨을 겁니다. 그 말씀은 이것, 곧 49절의 말씀입니다. “[보아라,]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낸다. 그러므로 너희는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을 때까지, 이 성에 머물러 있어라.” 이 말씀에는 세 가지 요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능력을 입어라, 하는 것이고, 둘째는 능력을 입되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으라는 것이고, 셋째는 그 능력을 입기 위해 “머물러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능력’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살펴봐야겠지요. 오늘 새벽 전유럽 챔피언스 리그 축구경기를 보신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보지는 못하고 결과 소식만 들었는데, 박지성이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 졌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우리 박지성 선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뛰었다고 들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이제 한국의 선수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이 친구가 이렇게 스타가 된 것은 히딩크 감독 덕이지요. 히딩크 감독이 10년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서 선수들에게 한 말이 ‘정신력이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수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축구 하면 근성과 투지로 똘똘 뭉친 정신력이 특징인데, 그게 부족하다니,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히딩크 감독이 명장이라는 게 여기서도 나타납니다. 정신력이 뭐냐, 이 문제에 대해 말하면서 그는 정신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헌신을 꼽았습니다. 투지나 근성보다도 헌신이 기본이 돼야, 그게 좋은 팀을 만드는 정신력이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박지성은 그때부터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 박지성,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중앙북스(주), 2010), 110-111쪽. 헌신하는 능력, 남을 위해서 서비스하는 능력, 그것이 진짜 정신력이라는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별명이 ‘물장수’인데,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가 하면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듯이 축구경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공을 세우는 것보다 다른 선수가 공을 세우도록 서비스하는 정신이지요. 박지성 선수가 늘 하는 말이 이겁니다.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는 고립무원으로 압박 받고 있는 자기 팀 선수에게 돌파구를 열어주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정말 능력 있는 선수입니다.

■ “위로부터 오는 능력”

자, 그러면 능력이 위로부터 와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봅시다. 5월 초에 우리가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며칠씩 고생을 했지요. 4대강 공사를 한다고 취수장의 임시 물막이가 터져서 그렇게 된 것인데, 물막이가 왜 터졌습니까? 비가 와서 그렇지요. 바로 그겁니다. ‘아래로부터 오는 능력’ 곧 사람의 능력은 삽질입니다. 조금 더 발전했다는 것이 포클레인입니다. 그래봐야 그것도 자연 앞에서는 삽질과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에 비해 ‘위로부터 오는 능력’ 곧 하나님의 능력은 ‘비’입니다. 사람의 능력으로 열심히 삽질을 해서 물막이를 만들어놓았는데, 비 조금 오니까 와르르 무너져버렸습니다. 산불이 났을 때도 그렇지요? ‘아래로부터 오는 능력’ 곧 사람의 능력은 기껏해야 헬기를 동원해서 물을 붓는 것입니다. 그래도 산불을 잡지 못해서 애를 먹지요. 그러나 ‘위로부터 오는 능력’ 곧 하나님의 능력인 비가 내리면 산불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아 꺼집니다.

작가 김주영 씨가 쓴 ≪아라리 난장≫이라는 소설에 보면, 남편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사람은 남편을 위해서 계절에 맞는 양복과 넥타이를 빈틈없이 장만합니다. 안방에는 텔레비전을 치우고 컴퓨터를 들여놓습니다. 외국어학원에서 새벽 강의를 듣는 남편을 위해 새벽 다섯 시에 아침 준비를 합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 남편의 헤어스타일과 걷는 모습까지 체크해서 교정해줍니다. 필요한 신문기사는 반드시 스크랩해서 읽어줍니다. 일요일에도 남편을 회사로 보내려 했고, 술자리에서는 반드시 상사의 옆자리에 앉되 예의를 지키도록 주의를 줍니다. 술 마신 다음날에는 지각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씁니다. 상사들의 생일과 경조사를 빠짐없이 챙겨줍니다. 귀찮고 어려운 일은 솔선수범하되 공은 언제나 상사에게 돌리도록 권유합니다.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어느 날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 김주영, ≪아라리 난장 ①≫(문이당, 2000), 37쪽. 두 사람은 결국 이혼을 하고 말았으니까요. 제가 보기에 이게 ‘아래로부터 오는 능력’ 곧 사람의 능력의 한계입니다.

■ “머물러 있어라!”

그러면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은 “머물러 있어라!” 하십니다. 몇 년 전에 말씀드린 내용입니다만,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말이 있지요. 뭔가 일이 잘못 되었을 때를 가리켜 우리는 농담으로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데 본디 이 말의 뜻은 십 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면 “나무아미타불” 곧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진리를 터득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능력이란 ‘사람이’ 공부를 하고 내공을 쌓아서 얻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기간은 10년이 될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고, 열흘이 될 수도 있고, 한 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위로부터 오는 능력’ 곧 성령의 능력을 받기 위해서는 ‘머물러야’ 합니다. 성령의 능력을 받으면 지금까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납니다. 무식쟁이 베드로가 설교했을 때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두 자기 나라 말로 다 알아들었다고 했습니다. 영어 몰입교육을 하지 않아도 외국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치병에 걸렸던 사람들이 벌떡벌떡 일어나고, 도저히 구제불능이었던 사람이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됩니다. 이 모든 일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머물렀기’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머물러 있어야 할 때 머물러 있는 사람은 믿음직스러운 사람입니다. 떠날 때 떠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머물러 있어야 할 때 움직이는 사람은 가벼운 사람입니다. 떠나야 할 때 머물러 있는 사람은 미련한 사람입니다. 사람은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잘 가려야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 맺는 이야기

저는 오늘도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능력을 입자는 것, 둘째는 능력 가운데서도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자는 것, 그리고 셋째는 그런 능력을 받기 위해서는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혜롭게 잘 해석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전화를 받기 위해서는 전화기가 있는 집이나 사무실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동전화라는 것이 있어서 다니면서도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는 전파가 잡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전화기가 켜져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기 위해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안테나를 세워야 합니다. 이제 축복합니다. 저와 여러분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성령의 자리에 머물러서 위로부터 오는 놀라운 능력을 받아, 주님 나라를 위해 귀하게 쓰임 받고, 그럼으로써 세상이 주지 못하는 행복을 누리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222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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