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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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로마서 8:18-22 
설교일 2011-06-05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현재 우리가 겪는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허무에 굴복했지만, 그것은 자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굴복하게 하신 그분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곧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얻으리라는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로마서 8:18-22>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환경주일입니다. 하나님과 하나 되고, 이웃과 하나 되고, 자연과 하나 되기를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 위에 성령님의 놀라운 기운이 풍성하게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환경주일을 제정한 것이 1984년이니까 벌써 28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환경주일을 제정했고, 1992년부터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환경주일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매년 6월 첫째 주일을 환경주일로 지키는 것은 6월 5일이 세계 환경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열렸는데, 제27차 국제연합 총회에서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에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했습니다.

■ 신음하는 피조물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이번 환경주일처럼 환경문제가 크고 심각하게 다가왔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대지진 재앙이 있었지요. 그로 인해 원전사고가 났지요. 거기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돼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요. 또한 역사상 유례가 없던 대규모 구제역 사태와 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4대강을 개발한다며 엄청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생태계 파괴와 앞으로 다가올 재난이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 충격적인 일들입니다. 또 최근에는 유럽 발 변종 박테리아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출혈성 대장균’ 때문에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죽어가고 있는데, 아직 그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보나마나 인간의 자연조작이 그 원인일 것입니다.

환경 문제에 대해 말하면서 4대강 공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대강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시멘트에 빠져 죽고, 물에 빠져 죽고 덤프트럭에 치여 죽고…. 이게 무슨 에밀레종도 아니고, 사람의 목숨을 쓸어넣어서 무엇을 만들겠다고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공사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큰 공사를 하다가 보면 그런 일이 당연히 생긴다고 말합니다. 공사기간이나 규모로 비교해볼 때 4대강 공사로 인해서 죽는 사람이 다른 큰 공사에서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강 죽이고 사람 죽이고 환경 죽이는 이런 공사를 도대체 왜 하느냐, 이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죽는 사람들에 대해서 국가에서 보상을 해주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20여 건이나 되는 4대강 사망사고 가운데 지금까지 경찰이나 노동부가 건설 회사나 현장소장을 입건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여섯 건에 불과합니다. 입건됐다고는 하지만 건설사가 어떤 책임을 지게 될지, 그것도 불확실합니다. 대부분의 유족들은 “향후 어떤 명목으로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까지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4대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죽으면 그 책임은 공사 주체인 정부나 기업이 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노동자가 지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을 몰다가 다른 노동자를 치어 숨지게 한 경우, 운전기사가 가해자가 되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겁니다. 정말 딱한 노릇입니다.

■ 피조물에게 자유와 희망을!

오늘 본문말씀인 로마서 8장 19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들이 왜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까? ‘피조물’이라는 말에 이미 그 뜻이 담겨 있듯이, 피조물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들로서 하나님께서 애지중지 귀하게 여기는 것들입니다. 피조물, 곧 자연을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아버지께서 만들어놓으신 그 귀한 것들을 함부로 취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조물들이 사람들 때문에 지금 괴로워하면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조물들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들이라면 피조물을 곧 자연에게 자유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피조물들에게는 희망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이렇게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자녀들이 자연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자유를 주고 있다고 해야 맞습니다. 자연 없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지만, 자연은 인간이 없으면 천국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에, 그리고 자연에 있어서 가장 해가 되는 존재가 사람인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면 그래서는 안 됩니다. 자연에게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어떤 트위터 사용자가 요즘의 4대강을 보면서 이런 글을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물색은 황하요, 물길은 나이아가라 폭포요, 강둑은 그랜드캐년이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데가 요즘의 4대강이다.” 물론 공사하는 사람들은, 완공되면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렇게 급하게 일을 추진해서 제대로 될 일은 없습니다.

■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피조물을 우리는 자연(自然)이라고 하는데, ‘자연’이란 그대로 둘 때 자유를 누립니다. 사람 손이 타면 그때부터 자유를 잃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발전’ 또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자유를 빼앗았습니다. 오늘 본문 20절에 보니까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깨어 있으면 이제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얻게 된다고 했습니다(21).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면 자연은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성경말씀 그대로, 저는 최근에 정말로 아직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에다가 꽃 사진이나 우리 텃밭에서 크는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올리면 사람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여기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습니다. 정치적 성향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 것에 상관없이 수백 개의 댓글들이 달립니다. 이런 것을 보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희망을 본 것은 지난번 구미 단수사태에 대해서 시민들이 보여준 관심입니다. 우리교회 성도 여러분들도 참여했습니다만, 지난 5월 31일까지 국가와 구미시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시민 소송단을 모집했는데요, 소송 당사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위임장에 서명한 사람이 4천 명이 넘었습니다. 그때 같이 제출한 주민등록등본에 등재된 주민 수로 보면 1만2천 명이 넘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인원이 집단소송을 제기한 일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소송을 주도한 곳이 그동안 계속해서 4대강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구미 풀뿌리희망연대인데, 4대강 공사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깨어 있는 시민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여기서도 큰 희망을 보았습니다.

■ 맺는 이야기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데, 신자유주의는 일부 특권층의 ‘탐욕’을 ‘성장’과 ‘선진’이라는 말로 포장을 해서 사람을 현혹합니다. 자연을 관리하겠다는 것, 자연을 개조시켜 이득을 보겠다는 것은 인간의 탐욕에서 나오는 오만한 생각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주 하나님이 사람을 데려다가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 곳을 맡아서 돌보게 하셨다고 되어 있습니다(창세기 2:15). 자연은,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아야 하는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는 욕심 때문에 자연 돌보기에 실패했습니다. 그들은 ‘생명나무 열매’를 따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자연을 개조시키겠다는 것은 선악과를 따먹는 짓입니다. 그 결과는 죽음입니다. 야고보서에 보면 욕심이 잉태하면 즉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고 했습니다(야고보서 1:15). 이제 당부합니다. 저와 여러분은 하나님 앞에서 욕심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면서 하나님의 피조물들에게 자유와 희망을 주는 주님의 자녀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222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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