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76-80 
설교일 2011-12-1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대림절 

■ 성서 본문

아가야,
너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릴 것이니,
주님보다 앞서 가서 그의 길을 예비하고,
죄 사함을 받아서 구원을 얻는 지식을
그의 백성에게 가르쳐 줄 것이다.
이것은 우리 하나님의 자비로운 심정에서 오는 것이다.
그는 해를 하늘 높이 뜨게 하셔서,
어둠 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게 하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아기는 자라서, 심령이 굳세어졌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나는 날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누가복음서 1:76-80>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이 대림절 셋째 주일인데, 올해의 마지막 달 12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날씨가 오늘 낮부터는 풀린다고 합니다만, 이렇게 추운 날, 정의로운 세상, 평등 세상이 이루어지는 주님의 나라를 꿈꾸며 오늘도 여기까지 오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여러분들의 살림살이도 더 나아지고 건강도 더 좋아질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가정에, 우리 교회에, 그리고 이 나라에, 주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일들이 펑펑 쏟아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대림절’은 우리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주님의 나라를 이루시는 것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절기입니다.

■ 우리의 멍에

작년 2010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만 달러입니다. 환율을 1,200원으로 대충 계산하면 1인당 연간소득은 2,400만원, 세계 34위입니다. 이것은 젖먹이와 노인까지 다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해서 생각하면 한 가구에 9,600만원입니다. 부부가 둘 다 일을 한다고 하면 1인당 연봉이 5,000만원은 돼야 우리나라 평균이 되겠지요. 그런데 201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은 4백만 원 정도 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의 반 정도지요. 그런데 2010년 기준 한 가구당 평균 인원이 2.7명 정도 되니까 4인 가족 기준으로 치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자, 그럼 생각해 봅시다. 1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4인 가구의 연소득은 1억 가까이 돼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여기에 해당하는 가정이 있습니까?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해도 4인 가구의 월 소득은 5백만 원, 연봉은 6천만 원이 넘어야 합니다. 이쯤 되는 가정이 평균이라는 이야긴데, 글쎄요, 우리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런 가정도 썩 많지는 않습니다. 한 달 동안 뼈 빠지게 일을 해도 100만 원 정도 최저임금을 받거나 배터지게 받는다고 해도 2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평균치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소리지요. 원인이 무엇이겠습니까? 보통 사람의 수십 배, 수백 배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어딘가에는 그만큼 있다는 말이겠지요. 노동은 하지 않고 돈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 연봉이 수십억 원 되는 일부 대기업의 사주나 임원들, 그런 사람들이 노동자들의 땀의 대가를 거의 다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 메시아를 기다리며

예전에 소를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소는 노동만 열심히 하고, 그 보수는 주인이 거의 다 가져갑니다. 소에게는 겨우 일할 수 있을 만큼만 사료를 주지요. 우리나라 대다수 서민들은 지금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멍에를 지고 소처럼 삽니다. 통계를 보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동시간이 OECD 서른 몇 개 되는 나라들 가운데서 1등입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인데, 열둘로 나눠서 보면 한 달에 183시간을 일하는 것이고, 52로 나눠서 보면 1주일에 42시간입니다. 그래도 밥은 먹고 산다는 나라들 가운데서 일은 가장 많이 하면서도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4위입니다. 그런데 그 1인당 국민소득도 부자들이 거의 다 가져가고, 서민들은 하루 세 끼 밥 먹기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통계에 나오는 대로, 열심히 일을 해서 1가구당 연소득 1억 원 정도만 된다면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그것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정도만 돼도 소원이 없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가운데는 놀며 먹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형편은 늘 쪼들립니다. 뭔가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시대도 그렇지만 예수님 당시에도 민중들은 멍에를 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애타게 메시아를 기다린 것입니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요한입니다.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졌을 때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는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누가복음서 1:76-79). “아가야, 너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릴 것이니, 주님보다 앞서 가서 그의 길을 예비하고, 죄 사함을 받아서 구원을 얻는 지식을 그의 백성에게 가르쳐 줄 것이다. 이것은 우리 하나님의 자비로운 심정에서 오는 것이다. 그는 해를 하늘 높이 뜨게 하셔서, 어둠 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게 하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비록 요한이 메시아는 아니지만, 메시아보다 먼저 가서 메시아께서 오시는 길을 예비하는 일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 주님보다 앞서 가서

이사야서 40:3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 한 소리가 외친다. “광야에 주님께서 오실 길을 닦아라. 사막에 우리의 하나님께서 오실 큰길을 곧게 내어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요한은 이 명령을 따라 사람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외치기 위해서 주님보다 먼저 왔습니다. 뭐라고 외쳐야 하는가, 그 내용은 4절에 나와 있습니다. “모든 계곡은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 내리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 이 말씀은 토목공사를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산과 언덕을 깎으라는 것은 불로소득자와 고소득자의 수입을 깎으라는 말입니다. 골짜기를 메우라는 것은 저소득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라는 말입니다. 왜 누구는 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호의호식하고, 누구는 뼈가 휘도록 일을 하면서도 고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가, 그런 문제제기입니다. 혹시 여러분이 드라마를 보다가 부자들이나 재벌 가족들이,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물 쓰듯이 돈을 쓰는 장면이 나오면 얼른 채널을 돌려버리십시오. 그건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 분노해야 할 일입니다. 여러분의 피땀을 그들이 독식하는 짓입니다.

이런 세상, 바꾸어야 합니다. 누가 바꿉니까? 옛날 사람들은 메시아가 와서 세상을 뒤집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옛날에는 메시아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특별한 사람이 나타나서 현재의 왕조를 뒤엎고 새 왕으로 등극하여 새 정치를 펼쳐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된 지금 세상에서는 메시아 구실을 해줄 사람을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주님께서 오셔서 이 세상을 완전히 고쳐주실 날이 있겠지만 이 땅에 주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을 그분 오실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 재림하셔서 우리에게 “너 그동안 뭐 했니?” 하고 물으실 때 “예, 저는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고 주님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다가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한 소리 들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산을 깎고 골짜기를 메우는 것은 ‘주님보다 앞서’ 가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임의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명령하신 일입니다. 자신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놓고 주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 맺는 이야기

예레미야애가 3:31-33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제 이야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언제까지나 버려 두지는 않으신다. 주님께서 우리를 근심하게 하셔도,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신다. 우리를 괴롭히거나 근심하게 하는 것은, 그분의 본심이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것은 주님께서 우리를 버려두셨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해를 하늘 높이 뜨게 하셔서, 어둠 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게 하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누가복음서 1:78-79)입니다. 주님보다 앞서 가서, 세상의 질서를 주님의 뜻에 맞게 바로잡음으로써, 놀고먹는 사람들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세상을 만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곧 우리 메시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 20111223 N.

242 가을 보약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