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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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07-29 14: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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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6:37-38 
설교일 2012-07-29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정죄하지 말아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정죄하지 않으실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

<누가복음서 6:37-38>


■ 들어가는 이야기

어제가 중복이었지요? 더위가 절정에 이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누그러질 일만 남았지요. 며칠만 있으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휴가 떠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오늘도 이렇게 주님의 집을 찾아 하나님과 형제자매들과 교제를 나누는 여러분 위에 우리 주님의 놀라운 은혜가 충만히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날이 무더워서 그런지, 곳곳에서 싸움도 일어나는 것 같고 짜증스러운 목소리들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이런 폭서기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예수님의 말씀이 있어서 오늘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누가복음서 6:37-38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지 짜증내지 말고, 달라고 하면 그냥 줘라!”

■ 주기

38절 말씀을 다시 보겠습니다. “남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도 너희에게 주실 것이니,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서, 너희 품에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도로 되어서 주실 것이다.” 왜 우리가 남에게 무엇을 주는 일에 힘써야 하는가, 예수님께서 그 답을 주셨지요? 우리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면, 우리에게서 받은 그 사람이 우리에게 되갚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갚아주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그냥 주시는 것이 아니라 “되를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거 틀림없이 남는 장사입니다. 투자해야 합니다.

남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만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들도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래뱃속 탈출하기≫라는 책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마음이 우울해지고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밖으로 나가 당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찾아 무언가를 주어라. 당신의 마음에 작은 기쁨의 씨앗이 싹터 자라날 것이다. 무엇이든 베풀 때에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테리 햄튼 & 로니 하퍼(이은희 역), ≪고래뱃속 탈출하기≫(도서출판 좋은생각, 2003), 235쪽. 오늘날 많은 질병들이 사람을 괴롭히는데, 암이나 성인병 같은 것들도 위험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이, 우울증이 가장 위험한 병이라고 합니다. 특히 갱년기를 맞이하는 주부들에게 우울증이 많다고 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때 한 번 써봄직한 처방이지요? 무엇이든, 누구에게든 베풀어보라는 겁니다. 확실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노래도 있지 않습니까?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유한 자도 없고요, 사랑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자도 없어요.” 남에게 줄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주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

■ 받기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도 있을 것 아닙니까? ‘받는 것’ 하니까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집에 개와 고양이가 한 마리씩 있었습니다. 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나랑 같이 사는 이 사람들은 나를 먹여주고, 사랑해주고, 따뜻한 보금자리도 제공해 주고, 만져주고, 나를 잘 돌봐주는 걸 보니, 정말 이분들은 하나님인가 봐.” 한편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나랑 같이 사는 이 사람들은 나를 먹여주고, 사랑해주고, 따뜻하고 마른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고, 만져주고, 나를 잘 돌봐주는 걸 보니, 정말 나는 하나님인가 봐.” 어디 개라고 다 이렇게 생각하고 고양이라고 다 그렇겠습니까? 아마도 사람 들으라고 만든 우화이겠지요. 대접을 받고 도움을 받으면 고맙게 생각하고 겸손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잘나서 당연히 그런 대접을 받는 것처럼 교만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무엇을 받았으면, 내가 하나님처럼 귀하기 때문에 받은 것이 아니라 그가 하나님처럼 귀한 분이기 때문에 준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불교에 〈숫타니파타〉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거기 보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말과 행위와 그 생각하는 바가 어느 누구에게도 거슬리지 않는 사람, 사람들이 그를 존경해도 우쭐대지 않고 비난을 받아도 그것을 마음에 두지 않는 사람, 남에게 대접을 받아도 조금도 교만하지 않은 사람,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바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 석성우 석지현 편,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 말씀 300가지≫(민족사, 2002), 15쪽. 별 일이 다 생기는 인생, 살다 보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칭찬이나 존경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비난을 받든지 존경을 받든지 그저 말없이 미소만 지을 수 있는 사람, 참 멋있지 않습니까? 삶의 내면으로부터 자신감이 우러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더 조심해야 합니다.

■ 손익계산

우리는 한평생 무엇인가를 주고받으면서 삽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그렇고, 식구들이나 친척들 사이에도 그렇고, 남녀 연인 사이에도 그렇고, 비즈니스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람끼리 주고받는 일에 있어서 꼭 명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받은 것은 꼭 기억하되, 준 것은 얼른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사람들의 불평 가운데 이런 말이 있지요. “내가 지금까지 저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지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그러나 이런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이런 말을 하는 순간, 말을 하는 그 사람은 아주 비참한 상태로 떨어져버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분노로 인해 당신의 심장을 찢는다 하더라도, 그들은 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똑같은 일을 계속할 것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김철곤 역), ≪아우렐리우스 명상록≫(민중출판사, 2005), 172쪽. 아무리 분노해도 상대는 변하지 않습니다. 내가 분노한다고 그 사람이 변할 것 같으면 돈을 들여서라도 하루 종일 화를 내며 분노하며 살지요. 쓸데없는 짓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오이가 쓴가? 그렇다면 버려라. 당신이 가는 길 위에 가시덤불이 가로놓여 있는가? 그렇다면 그 가시덤불을 비켜가라. 그렇게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왜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가?’라고 불평하지 말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김철곤 역), ≪아우렐리우스 명상록≫(민중출판사, 2005), 192쪽. 세상에는 온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상식 없는 사람, 공연히 나를 괴롭히는 사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봐주기 어려운 사람 등등,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당연히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불평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무시할 수 있으면 무시해버리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면 그만입니다. 정 참기 어려우면 이렇게 해보십시오. 만일 불친절한 말을 들었다면, 그것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속였다면, 그것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멸시하거나 비난했다면, 혹은 여러분을 배신했다면, 그것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비웃었다면, 그것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미워했다면, 그것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의심했거나 여러분의 이웃이 솔직하지 못했다면,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그것도 공책에 적어 두십시오. ― 존 캔드릭 뱅스, 〈적어 두어라〉 전문. 신현림 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주)웅진씽크빅, 2011), 143쪽 참조. 꾸준히 그렇게 하십시오. 그런 다음 한 1년쯤 지난 뒤에 그 공책을 보십시오. 그때, ‘아하, 이건 아니야. 내 생각이 지나쳤어!’ 하는 것은 지우십시오. 그렇게 한평생 공책을 관리하다가, 죽을 때쯤 돼서 그래도 남아 있는 항목들이 있다면 그것을 유언으로 남기십시오. 아마도 몇 개 남지 않을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서 6:32-36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오늘 말씀을 맺습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죄인들에게 꾸어 준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예수 믿는 사람들은 뭔가는 달라야 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주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 아닌 사람들이 달라야 할 점입니다. 요즘 남북관계에서 흔히 나오는 ‘상호주의’라는 말은 그리스도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무튼 저와 여러분은, 좀 힘들기는 하겠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을 꼭 실천하여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큰 하늘의 복을 받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42 가을 보약
241 가을 밤 외로운 밤
240 가을 밤
239 가시밭의 백합화
238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지 마라!
237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236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35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234 “하나님의 양떼를 먹이십시오!”
233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232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31 “평화가 있어라!”
230 “청춘을 돌려다오!”
229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으십시오!”
228 “주님보다 앞서 가서”
227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226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225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24 “일출봉에 해 뜨거든”
223 “이러지 마라, 나는 네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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