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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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날 1997-01-07 
실린곳 경향신문 
기자 전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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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7 경향신문 매거진-X)

십자가와 컴퓨터. 어울리지 않는 「한 쌍」. 그러나 전대환씨(38)에겐 잘 어울리는 쌍이다. 둘 다 세상을 열고 사랑을 심는 열쇠.

경북 구미시 형곡동 189의4. 교회이면서 「컴퓨터 수리소」이다. 전씨는 이곳 안디옥교회의 목사이자 「컴두리센터」의 소장.

『몸이 불편한 이들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컴퓨터 통신을 통해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니까요』

장애인들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 전씨는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컴퓨터가 「십자가와 성경」못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씨는 지난해 6월, 5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컴두리센터」를 설립했다. 컴두리센터는 버리는 구식 PC를 수리해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나눠 주고 일일이 이용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봉사모임.

어릴 때부터 녹음기등 기계만 있으면 꼭 뜯어보고야 말았던 전목사는 신학과 대학원 시절인 85년부터 PC를 만지기 시작한 컴퓨터 전문가. 90년 안디옥교회를 개척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주거나 사용법을 가르쳐 줘 「신세대 목사」로 불렸다.

구미시 1,500여명의 장애인들에게 빛이 되고자 했던 전목사. 지난해 PC가 펜티엄으로 교체되는 시기를 택해 「삶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집안 구석에 박혀 있는 하위 기종의 컴퓨터를 기증받아 컴두리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컴두리센터는 8월 지역 장애아 재활교육프그램 센터 「사랑터」에 PC 한대를 설치하며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교통사고로 두 다리가 불편한 대구대학교 학생 김희철씨, 구미시에 사는 뇌성마비자 박찬희씨, 하반신마비자 이연호씨 등 10여명에게 컴퓨터 세계를 열어주었다.

또 김천에 사는 시각장애인 백갑철씨등 60여명의 몸이 불편한 두리회원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컴퓨터 고장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있다. 뇌성마비인 이전홍씨는 능숙하게 PC통신을 활용, 현재 한 동호회의 운영자 일을 맡고 있다.

전목사와 함께 이 일을 해내는 이들은 지역 컴퓨터 회사의 기사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 이제 10명으로 불었다. 월 1만원의 회비를 내는 일반회원도 60~70명 정도가 됐다.

얻어온 컴퓨터를 수리, 조립하고 두껍게 낀 먼지를 닦아내면서 흘리는 땀을 사랑한다는 전목사. 그러나 「기쁨의 땀」을 흘리는 일이 많지 않아 때론 우울하다.

낡은 컴퓨터라도 주겠다는 이가 아직 많지 않다. 현재 20여명의 장애인들이 PC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이나 이천 등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연락이 올 경우에는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

어려운 삶이 더 가치가 있다고 믿는 전목사. 87년 학교 졸업과 함께 그의 앞에 놓였던 길은 출판사 일과 산골교회 목회자. 생각할 필요도 없이 경북 선산군 무을면의 시골교회를 택했다.

누에 치는 잠실(蠶室)에 방을 만들고 외양간을 부엌 삼아 목회 일을 한지 3년.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지게 되자 전목사는 안디옥교회 개척을 시작했다.
그후 6년이 지났지만 안디옥 교회의 신도 수는 아직도 30여명. 어쩌면 목회자로서의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목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교회가 크다고 해서 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교회가 없어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신도가 적지만 그 속에서도 사회에 필요한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차가운 기계 컴퓨터에 따뜻한 사랑을 불어넣고 있는 전목사. 그는 오늘도 두리회원의 도움 요청 전화를 받거나 회보를 만들고, 모임을 운영하는 일로 바쁘다.

그의 교회는 바로 그곳에 있다.

/글 전성철․사진 김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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