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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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5-10-11 23: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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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5-10-11 
실린 곳 문화일보 
▲1970년대 장소는 여인숙. 여자는 웅크리고 울고 있다. 남자는 당당하게 여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걱정마라 내가 니 하나 못먹여 살리겠냐!!!”

▲1980년대 이제부터는 여관이다. 왜? 점차로 나아진 경제발전의 덕인 것이다. 아직까지도 여자는 흐느낌을 보이며 울고 있다. 박력은 조금 없 어졌지만, 남자는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오빠가…너 사랑하는 거 알지?”

▲1985년 XX장, XX모텔 등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시설도 조금 나아졌다. 이때부터 책임기피증이 서서히 일기 시작한다.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있다. 그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남자가 여자를 쳐다보며 살며시 묻는다.

“너…피임약 먹었지?”

▲1990년 장소는 교외의 러브파크, 러브호텔 등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여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남자는 방바닥에 누운 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자는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빠져나가며 남자에게 한마디 던진다.

“자기야, 나 바빠서 먼저 갈게… 삐삐쳐!”

▲1995년 남자도 담배를 피우고 여자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이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여자는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남자를 향해 말을 던진다.

“ 너~~~~ 처음이구나???”

▲2000년 남자는 자리에 누워 이불로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있다. 여자는 화가 난 듯 신경질적으로 누워있는 남자를 향해 앙칼지게 소리친다.

“야!!!…넌 토끼니???!!!”

▲2005년 남자는 누워서 울고 있고 중년의 여자는 여유있게 옷을 주워입고 는 돈을 몇푼 꺼내 침대 위에 올려놓는다.

“이 돈으로 용돈이나 하고 내가 연락하면 총알같이 튀어나와,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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