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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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2-02-22 
▣ 친구와 약속이 있어 시내에 나갔다.

[드라마]
⇒ 어딜 가도 주차할 곳이 꼭 있다.
[현 실]
⇒ 주차할 곳 찾아다니느라 시내를 세 바퀴 이상 돌아다니다 겨우 남의 가게 앞에 몰래 주차하려다 욕만 무지 듣는다.

▣ 술 마시고 늦게 집에 들어갔다

[드라마]

아들 : "어머니! 죄송합니다. 오늘 넘 괴로워서 술 한 잔 했습니다."
엄마 : "그래! 어디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니? 피곤할 텐데 어서 올라가 자거라."
[현 실]

아들 : "엄마! 오늘 괴로워서 한잔 했수다!"
엄마 : "뭐시라? 괴로워? 내가 너 땜에 더 괴롭다. 꼴도 보기 싫다! 퍼뜩 디지삐라."

▣ 몸이 아파서 병원 갔다

[드라마]
⇒ 깔끔하고 아주 잘생긴 의사, 섹쉬한 간호사, 하다못해 청소부 아줌마도 이쁘다.
[현 실]
⇒ 빨래하면 땟구정물 나올 법한 가운 입은 의사, 팔뚝 보면 힘 꽤나 쓰게 생긴 간호사, 볼일 볼 때 들락날락 하는 청소부 아줌마.

▣ 삼각관계

[드라마]
⇒ 아주 자연스럽게 갈등하고 자연스럽게 경쟁하다. 그럴듯하게 괴로워하면서도 아무 일 없다.
[현 실]
⇒ 만에 하나 그렇게 양다리 걸쳤다간 그나마 있던 애인한테 귀싸대기 맞고 지지리 궁상 솔로 되기 일쑤다.

▣ 집에서의 옷차림

[드라마]
⇒ 아주 화사한 남방에 조끼 걸친 아버지! 곗날에나 입는 투피스 차림의 엄마! 외출복과 거의 차이가 없는 원피스 입은 누나!
[현 실]
⇒ 담배 재의 영향으로 구멍 뻥~ 뚫린 메리야스 입은 아버지! 늘어난 티를 아무렇게나 걸친 엄마! 노랑 고무줄 머리에 묶고 타이즈 입고 돌아다니는 누나…

▣ 주위 사람들

[드라마]
⇒ 술 사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나오는 좋은 친구! 연인인지 친구인지 구분이 안 되는 아주 친한 이성친구! 아침 일찍 가게 앞을 청소하는 슈퍼 아저씨!
[현 실]
⇒ 허구헛날 여자 소개시켜 달라는 선후배들! 걸핏하면 돈 빌려 달라는 일생에 도움 안 되는 친구들, 맨날 반 술 돼서 아줌마한테 잔소리 듣는 슈퍼 아저씨!

▣ 저녁 식사 후 가족들의 대화

[드라마]
⇒ 거실에 모여 과일 먹으며 아버지는 소파 중간에 양쪽으로 엄마와 가족들 모여 앉아 행복한 표정 지으며 TV를 보면서 담소를 나눈다.
[현 실]
⇒ 아버지는 피로가 겹쳐 일찍 주무시고 엄만 드라마 보면서 누구랑 누구 결혼시키라고 혼잣말하시고… 누나는 오이나 붙이고 스트레칭하고… 결정적으로 막내는 눈치 보면서, 배틀넷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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