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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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삯바느질살이 십 년에 삭신 골병들어 내려앉는다."

바느질 일이 그만큼 힘들다는 말. 다음은 예문.

삯바느질살이 십 년에 삭신 골병들어 내려앉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소화는 알 것 같았다. 일이 손에 익어가면서 차츰 나아지기는 했지만, 한동안씩 움직이지 않고 일정한 자세로 앉아 해야 하는 바느질은 전신 마디마디를 굳어지게 만들고, 결리게 만들고, 저리게 만들었다. 정신을 바늘 끝에 모아 한참씩 일에 빠지다 보면 눈은 시고 씀벅거려 앞이 침침했고, 목은 뻗장다리가 되고, 어깨는 무겁게 내려앉고, 등짝은 뻐근하게 갈라지고, 옆구리는 찌릿찌리 결리고, 허리는 간짓대로 변해 뻣뻣하고, 엉치는 남의 살처럼 먹먹하고, 다리는 저릿저릿 저렸다. 팔다리를 거칠 것 없이 휘두르고 뛰는 굿에 비하면 바느질은 영락없이 벌서는 일이었다.

조정래, 《태백산맥 8》(한길사, 1989),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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