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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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앉힐 것은 없어도 도둑 줄 것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도둑이 훔쳐갈 물건은 있다는 말. 아래는 예문.

세끼밥 끓일 쌀은 없어도 도둑이 훔쳐갈 것은 있다고 했다. 번들번들 윤나는 살림은 아니었지만 결코 궁색한 살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쌀독 밑이 드러나는 일 없이 쌀은 늘 그만하게 차 있었고, 도둑의 손을 탈 만한 물건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자물쇠를 채운 일이 없었고, 도둑을 맞은 일도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때 그녀에게 깨달음이 왔다. 신령님의 도량인 탓이었다. 자신들은 신령님의 영험을 믿었던 것이고, 도둑들은 신령님의 영험을 두려워해 감히 도둑질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그녀는 그제서야 마음이 가라앉았다. 신령님은 분명 그 사람을 보살피실 것이고, 그 누가 감히 신령님의 도량을 더렵힐 수 있으랴 하는 믿음이 그녀의 가슴을 채웠다.

조정래, 《태백산맥 1》((주)해냄출판사, 1996),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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