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서당 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 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선생이 그건 왜? 하고 당연히 물을 수밖에.
막내 말하기를, 나보다도 글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나보다도 겁쟁이인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 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하고.
홍세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창작과비평사, 2000), 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