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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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233 
미국 동부의 펜실베이니아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크게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두 개의 열차가 서로 충돌하여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상의 손실이 있었는데 한 열차의 기관사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고 다른 열차의 기관사는 목숨을 건져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철도 회사에서는 이 사고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는데 결론은 살아남은 기관사의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살아남은 기관사는 사고에 대한 양심의 가책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수차에 걸쳐 엄격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기관사는 정신이 약간 이상한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의 말에는 조리가 없었고 횡설수설하거나 엉뚱한 말을 혼자서 중얼거리는 때도 있었습니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단계로 사장이 직접 이 기관사를 만나 보기 위하여 날짜와 시간이 정해졌습니다. 기관사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기관사는 대철도 회사의 사장실에 안내되어 들어가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하며 서있었습니다. 그런데 에터베리(Mr. Attedury) 사장이 그의 자리에서 일어나 기관사 앞으로 걸어와서는 당황해 하는 기관사의 어깨 위에 자기의 팔을 따뜻하게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말을 했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아주 운이 나빴던 게 틀림없소. 나는 당신이 이 한 가지를 알아주었으면 좋겠소. 그 어느 사람이든 우리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당하는 어려움이나 슬픔은 곧 나의 어려움이나 슬픔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오."

사장의 이 한 마디 말을 들은 기관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장과 기관사 두 사람은 어께를 함께 한 채 같이 흐느껴 울었습니다.

1. 20030323 Anti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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