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이 없는 뉴질랜드인 토니 크리스천슨(43)씨, 1급 시각장애인 김소영(31)씨, 양손이 없는 스키선수 김홍빈(38)씨.
저마다 다른 장애를 지닌 세 사람이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키보봉(해발 5895m) 등반을 위해 지난 해(2002) 12월 30일 인천공항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토니씨는 아홉 살 때 열차사고로 하반신을 잃었습니다. 키가 80여㎝에 불과하지만, 유도 농구 스카이다이빙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스포츠맨입니다. 그는 현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을 상대로 자신의 장애극복의 삶에 대한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전엔 나와 세상에 대해 화가 많이 났었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으니 슬픔이 점차 잊혀졌다"
고 그는 말합니다.
소영씨는 89년부터 망막 색소변성증으로 서서히 시력이 약화되어 현재는 사물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93년부터 5년간 시각장애인 극단인 '소리'에서 배우로 활동했고 최근까지 EBS라디오에서 내레이터를 맡는 등 장애인의 한계를 극복하는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엄습해오는 실명(失明)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면서
"이번 등반을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수영과 조깅으로 체력을 다져왔다"
며 강한 의욕을 보였습니다.
홍빈씨는 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산(해발 6194m)을 등반하다 동상에 걸려 양손을 절단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손을 쓰지 않고도 탈 수 있는 외
발스키를 연습해 지난 3월에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했고, 지금도 손 대신 이빨과 팔을 이용해 계속 등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1㎝도 채 남지 않은 오른손 검지 끝부분을 가리키며 김홍빈씨는
"아무리 작아도 신체의 일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고 말했습니다.
세 사람은 인천공항을 떠나기 직전
"어려움이 많더라도 반드시 킬리만자로 키보봉을 정복하여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고 말했습니다. 이제 곧 돌아올 이들은
"서로의 장애를 보듬어 주며 킬리만자로뿐 아니라 각자 넘어야 할 인생의 산까지 정복해보겠다"
며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4월에 방송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