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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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8-04-12 
실린 곳 prokgb.org 
포항 청하면에 위치한 월포초등학교 앞에는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찐빵을 파는 아저씨가 차를 몰고 와서는 찐빵을 내다팝니다. 처음에는 관심 없이 보다가 계속해서 보니까 이 아저씨가 늘 월요일에 맞춰서 차를 대고는 찐빵을 파는 것입니다.

얼마나 요일과 시간과 자리를 잘 지키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그 자리에는 아저씨가 와 있습니다. 눈이 정말 많이 온 날에도 아저씨는 전혀 개의치 않고 와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 방학을 했는데도 그 자리에 와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바로는 거의 예외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찐빵을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은 월요일만 되면 그곳에 갑니다. 그곳에 가면 찐빵을 먹을 수 있으니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서 단골이 생기고 추억이 생기고 그러면서 삶의 내용이 채워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 신뢰는 늘 같은 자리에 있게 될 때에 생겨나는 것이구나!’

바다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그곳에 바다가 있기 때문입니다. 늘 같은 자리에 있다 보니 바다를 찾고 싶은 사람은 그 자리에 오면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는 새벽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새벽 바다를 보여줍니다. 비오는 바다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서는 비오는 바다를 보여줍니다.

바다는 그 어떤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다 ‘받아’줍니다. 홀로 온 사람도 받아주고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찾아 온 사람들도 받아주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도 받아주고 토라져 샐쭉거리는 연인들도 받아줍니다.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든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즐거워해주고 우는 자들과 같이 울어줍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가 한결같은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홀로 있을 때에나 함께 있을 때에나
처음의 모습이나 나중의 모습이나
가진 자를 대할 때에나
배우지 못한 자를 대할 때에나
내가 달라지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바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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