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문에 실직하게 된 남편과 있는 돈을 모두 모아 시장에 조그만 야채 가게를 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큰애가 가게를 찾아와 남편에게 예쁜 봉투를 건넸다.
"이게 뭐니, 수지야?"
"아빠, 나중에 보세요!"
수지가 급하게 가게를 뛰쳐나가자 남편은 봉투에서 쪽지를 꺼내 읽었다.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좋은 선물은 못해 드리지만 언제든 이 쿠폰을 사용하시면 정성을 다해서 해드릴게요. 아빠, 힘 내시구요. 정말 사랑해요. 수지, 희지 올림.”
그리고는 그 밑에 네모칸 안에 각각 이렇게 씌어 있었다.
[10분짜리 안마 쿠폰]
[구두닦이 쿠폰]
[심부름하는 쿠폰]
[노래해주는 쿠폰]
[라면 끓여주는 쿠폰]
[뽀뽀해주는 쿠폰]
[이 쿠폰들은 딱 한번만 사용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기분이 좋으면 두 번도 해드릴게요.]
남편은 물을 훔치며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난 모든 걸 잃어버린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주 부자였구려."
아내는 남편의 손을 꽉 쥐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