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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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동아일보 
등록 일자 : 2000/10/26(목) 19:08

이-팔 증오 녹인 이웃사랑…유대인가족 아랍인이 구해

‘민족간의 뿌리깊은 증오심을 초월한 이웃 사랑.’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아랍권 사이의 반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곤경에 빠진 유대인 가족을 아랍인 이웃이 목숨을 걸고 구해내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전시나 다름없는 살벌한 이―팔 지역에서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얘기를 연상케 하는 휴먼 드라마가 펼쳐진 것.

2000년 10월 25일 밤 텔아비브 지역에는 폭우가 6시간 넘게 쏟아지면서 저지대에 있는 주택과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새벽에 대피소동을 벌였지만 잠에서 늦게 깨어난 주민들은 물에 잠긴 집안에서 익사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던 것.

자파에 사는 이스라엘 주부 예후디트 하다드도 이날 빗소리에 잠을 깨 보니 물이 이미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3명의 자식을 데리고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물이 불어 현관문이 열리지 않았다. 방범용 쇠창살 때문에 창문으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금세 물은 목까지 차 올랐다.

절망에 빠진 하다드씨는 자녀를 머리 위로 쳐들고 ‘살려달라’고 외쳤다.

다행히 아랍인 이웃인 다카 가족이 하다드씨의 울부짖음을 들었다. 다카씨는 하다드씨의 현관문이 열리지 않자 쇠막대기로 방범 창살을 제거하고 창문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다드씨의 네살배기 막내아들 다비드는 이미 물에 빠져 숨진 뒤였다.

하다드씨는 “아랍인 이웃들이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은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파의 아랍인은 돌을 던지고 자동차 타이어를 불태우며 이스라엘인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유대인 주민 역시 아랍인의 집을 불사르는 등 보복 테러를 자행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아랍인은 갑작스러운 천재지변을 맞아 죽음의 수용소로 변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대인과 힘을 합쳐 구조작업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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