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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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217 
유대인의 지혜서 탈무드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태인이 병이 깊어져 드디어 운명의 시간을 맞고 있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근심에 싸인 식구들이 둘러 앉아 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환자가 무거운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 어디있소?”

가족들은 모두 환자의 말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지막 유언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예, 나 여기 있어요”

하고 그의 아내가 환자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식구들을 한명씩 돌아가며 찾았습니다.

“딸애는 어디 있느냐?”

딸이 대답했습니다.

“아빠, 제가 여기 있잖아요. 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게 아버지 딸 저예요.”

큰 아들도 작은 아들도, 작은 딸도 빠지지 않고 다 찾았습니다. 한 사람 빠지지 않고 모두 다 환자 곁에 둘러 있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안간힘을 쓰고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모두 다 여기 있군. 그러면 가게는 누가 보고 있단 말인가?”

환자는 꺼질 듯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돈을 좋아하는 자독한 유대인 이야기라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우습지만 않습니다. 아니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 입니다. 그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지독한 신념이랄까 프로정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누구나 당연하다 용인할 수 있는 일을 죽음을 앞에 두고 챙기는 그 마음이 오늘의 위대한 유대인을 만든 것 같습니다.

서울 인구보다 조금 더 많은 1,500만여명의 유대인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경제학분야에서 60%, 의학상 뷴야 20% 차지하였고 기타 분야에서도 수십명의 수상자를 차지한 그 배후에는 이러한 투철한 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이라 즐거워하다 가게 보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았나 걱정됩니다.

하나님 섬기는 일을 “온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해야 한다는 성경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맡은 모든 일에도 그러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북대학교 정충영교수 드림(200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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