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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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304 
엄마 뱃속의 아기가 음악 듣고 크면 정서가 안정된 아이로 태어난다고 태교를 한다지만 비스킷도 그럴까요?

해태제과에서 생산하는 발효 비스킷 ‘아이비’가 그 한 예입니다. 이곳 비스킷 공장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밀가루 반죽을 숙성시켜 음악을 틀어 놓으면 반죽 내부의 미생물과 유산균이 음악을 듣고 훨씬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공장의 숙성실 내부에는 120와트짜리 대형 스피커 2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드럼통만한 발효조 10여개에는 밀가루와 유지, 맥아분말, 이스트 등의 배합이 끝난 밀가루 반죽이 ‘우아하게’ 음악을 들으며 ‘익어가고’ 있습니다. 벽면에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모차르트의 ‘라르고’ 보케리니의 ‘아침기분’ 등 해태제과가 ‘엄선한’ 발효숙성촉진음악 16곡의 곡목이 붙여져 있습니다.

“숙성이 잘된 비스킷일수록 쪼개 보았을 때 내부 결이 곱다”며 “음악을 들려준 뒤로 비스킷의 결도 좋아지고, 그만큼 맛도 부드럽게 느껴진다”고 공장장은 말합니다. 생산지원팀 박 과장은 “음악을 들려주면 반죽 내부의 이스트와 유산균 증식이 2.5~8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합니다.

해태제과는 지난 2000년부터 발효 비스킷 특유의 입안에 남는 ‘신맛’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음악 숙성법으로 눈을 돌린 것. 음악이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미생물은 청각기관이 없어 음악을 직접 들을 수가 없지만 전달되는 진동은 느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음파를 증폭시켜 발효조에 ‘진동’으로 전달하는 장치를 개발한 것입니다.

밀가루 반죽에 들려주는 음악은 주로 클래식 음악들입니다. 음악을 들려 준 밀가루 반죽은 제품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젖산과 초산의 양이 증가하고 좋지 않은 신맛은 줄었다는 식품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 글은 2003.02.06일자 조선일보를 참조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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