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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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318 
어느 가게 문 앞에 '강아지 팝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 광고를 보고 한 어린 소년이 가게 안을 기웃거리며 물었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에 얼마씩 팔아요?"

가게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3만원에서 5만원 사이에 판단다."

그러자 어린 소년은 주머니를 뒤져 천 원짜리 몇 장과 동전 몇 개를 꺼내고는 말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3천 5백 5십 원 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강아지 좀 구경하면 안 될까요?"

가게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가게 안쪽에서 털실 뭉치처럼 작은 강아지 다섯 마리를 가게 통로로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만은 다른 강아지들보다 눈에 띄게 뒤쳐져 달려왔습니다. 소년은 얼른 그 절뚝거리는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저 어린 강아지는 어디가 아픈가요?"

주인은 그 강아지는 선천적으로 엉덩이 관절에 이상이 생겨 그렇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평생 동안 절름발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설명을 들은 소년은

"난 이 강아지를 사고 싶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게 주인은

"아니다. 너한테 저 강아지를 돈 받고 팔 순 없어. 정 원한다면 그냥 가져가거라."

그러자 소년은 가게 주인을 바로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난 이 강아지를 공짜로 가져가고 싶지 않아요. 이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들처럼 똑같이 귀여운 강아지예요. 그러니 값을 전부 내겠어요. 지금은 돈이 3천 5백 5십 원 밖에 없지만, 강아지 값을 다 치를 때까지 매달 얼마씩 갖다 드리겠어요…."

가게 주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이런 강아지를 너한테 돈 받고 팔 순 없어. 이 강아지는 달리지도 못할 뿐더러 다른 강아지들처럼 너와 장난을 치며 놀 수도 없단다."

그 말을 듣자 소년은 몸을 숙여 자기가 입고 있는 바지 한쪽을 걷어 올리고는 금속 교정기로 지탱되고 있는 자신의 왼쪽 다리를 보여주면서 말했습니다.

"나도 달릴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 강아지는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할 거예요!"

(퍼 올린 글을 조금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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