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남산편지 322 
러시아 최대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Lev Nikloaevich Tolstoi, 1828-1910)가 어느 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어느 시골집 앞을 지나가는데 한 어린 소녀가 톨스토이가 지니고 있는 가방을 갖고 싶다고 엄마를 조르더니 드디어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이것을 본 톨스토이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내가 지금 너에게 이 가방을 주고 싶지만 이 안에 든 것이 너무 많으니 지금은 안 돼. 내일 내가 다시 와서 네게 이 가방을 선물하마. 그러니 울지 말고 그치렴."

소녀는 노인의 다정한 말에 이내 울음을 그치고 발그레하게 핀 얼굴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톨스토이가 갖고 있던 가방에는 선천이 남긴 여러 가지 귀한 유품들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그 이튿날 어린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소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소녀의 집은 슬픔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톨스토이는 당황해 하면서 그 집에 들어가 소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어제 소녀와의 약속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소녀의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그 애는 제 딸아이인데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었지요. 계가 어제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톨스토이는 크게 슬퍼하며 소녀의 어머니에게 묘지까지 안내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온 백합꽃이 수놓아진 가방을 무덤 앞에 놓고는 엄숙하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소녀의 어머니는 슬퍼하면서, 그러나 톨스토이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젠 제 딸아이가 죽었으니 이 가방을 가져가세요."

그러자 톨스토이가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따님은 비록 죽었지만 제가 따님과 한 약속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고는 가방을 둔 채 그냥 돌아갔습니다.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628 기타 이야기 테너 도밍고의 성공
627 기타 이야기 나는 정말 부자인가 - 체크리스트
626 우리나라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짜장면
625 우리나라 이야기 여인도(女人島)
624 우리나라 이야기 그 남자와 그 여자
623 우리나라 이야기 100번째 손님
622 우리나라 이야기 효자와 산삼
621 우리나라 이야기 탱자나무 이야기
620 우리나라 이야기 개똥
619 우리나라 이야기 살모사
618 다른나라 이야기 남의 아이를 가진 아내를 용납한 징기스칸
617 우리나라 이야기 황당한 이혼 사유들
616 우리나라 이야기 귀이개에 찔려 죽은 노인
615 다른나라 이야기 17세기 유럽 첫날밤은 "공개섹스"
614 우리나라 이야기 감동의 주례사
613 우리나라 이야기 대장장이를 깨우친 이항복
612 우리나라 이야기 새롭게 읽는 토끼와 거북이
611 기타 이야기 사마리아 사람
610 우리나라 이야기 지네와 두꺼비
609 다른나라 이야기 마음을 읽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