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국민일보 
[국민일보 2005-05-16 18:28]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몇 년 동안 고생해 완성한 ‘최후의 만찬’을 공개하기 위해 지인들을 초청했다. 드디어 천이 벗겨지고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사람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 친구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대단한 작품이군. 예수의 손에 들린 저 광채 나는 유리잔을 보세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붓을 들어 유리잔 부분을 뭉개버렸다. 깜짝 놀란 사람들을 향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했다. “이 작품은 실패한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시선이 예수의 얼굴에 집중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유리잔에 시선이 모아졌다면 그것은 제 의도를 벗어난 것이지요.” 그는 유리잔이 예수의 표정을 가리지 않도록 다시 그림을 그려 완성시켰다.

현대인들은 종종 예수의 손에 들린 광채 나는 유리잔에 환호하는 우를 범한다. 신앙은 삶의 본질을 찾는 과정이다. 신앙은 유리잔에 가려진 예수의 얼굴을 회복하는 것이다.

임한창기자 hclim@kmib.co.kr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627 우리나라 이야기 꾀많은 생도와 글방 선생님
626 우리나라 이야기 호장지환(虎丈之患)
625 우리나라 이야기 저승 차사(差使)의 사무착오
624 우리나라 이야기 식자우환(識字憂患)
623 우리나라 이야기 동네의 기본 구색
622 우리나라 이야기 좋은 세상
621 우리나라 이야기 아는 체
620 우리나라 이야기 떼돈 번 알거지
619 다른나라 이야기 난 당신을 채용하겠소
618 우리나라 이야기 사부님 장가보내기
617 우리나라 이야기 담력(膽力) 내기
616 우리나라 이야기 출세한 똥 장사
615 우리나라 이야기 호로자식과 화냥년
614 우리나라 이야기 게으름의 극치(極致)
613 다른나라 이야기 지구마을 아침인사: 이란 ― "살럼 알레이콤"
612 우리나라 이야기 양반은 한 냥 닷돈?
611 기타 이야기 투병중 종교적 신념 잃으면 사망률 높아져
610 기타 이야기 종교인이 가장 오래 살아
609 기타 이야기 신도의 변명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