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한겨레신문 
“진 도브리!”

폴란드말에는 아침과 낮인사가 따로 없이 “진 도브리”라 한다. ‘진’은 ‘날’을 뜻하고, ‘도브리’는 ‘좋은’이라는 의미다. 폴란드말로 폴란드는 폴스카(Polska)인데, 그 어원은 벌판(Pole)이다. 폴란드인의 조상은 오늘날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는, 산을 볼 수 없는 대평원지대인 드니에프르강 유역에서 살았다. 현재 폴란드도 남쪽 국경지대를 빼고는 산이 없는 평원이다. 따라서 폴란드인들에게는 해가 비치는 날(낮)과 해가 없는 밤이 있을 뿐, 산 위로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라는 개념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독일어에서는 산(Berg)을 뜻하는 말이 폴란드어로는 강둑(brzeg)이 된다. ‘진 도브리’보다 친근감을 주는 인사는 “진 도브리 파니” 또는 “진 도브리 파누”다. ‘파니’는 여성에게, ‘파누’는 남성에게 쓰인다. 폴란드는 과거 400여년 귀족 공화국이라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귀족문화의 흔적이 언어와 습관에도 꽤 남아 있다. 원래 ‘파니’는 여성 귀족을, ‘판’은 남성 귀족을 뜻하는 말이다. 천성이 착한 폴란드인들은 인사를 잘한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먼저 타고 있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길 가다가 마주치는 낯선 사람에게도 “진 도브리” 한다. 웃으면서 맑은 목소리로 가볍게 던지는 한마디 인사가 폴란드의 아침을 더욱 상쾌하고 희망차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병권/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 교수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448 기타 이야기 범죄자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경찰
447 기타 이야기 이 강아지처럼 나도 달릴 수가 없어요
446 기타 이야기 코끼리의 발길질
445 기타 이야기 회개
444 기타 이야기 사명을 발견한 사람
443 기타 이야기 예배의 자리
442 기타 이야기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441 기타 이야기 성 프랜시스의 겸손
440 기타 이야기 어느 시한부 인생
439 기타 이야기 기도의 효력
438 기타 이야기 약속은 지켜야지
437 기타 이야기 공평하신 하나님
436 기타 이야기 어떤 시험 공부
435 기타 이야기 두 사람의 일기
434 기타 이야기 살과의 전쟁
433 기타 이야기 돈을 찾고 믿음을 잃어버린 권사
432 기타 이야기 황희 정승과 마인드
431 기타 이야기 가장 행복한 사람은?
430 기타 이야기 늙은 젊은이
429 기타 이야기 노인과 여인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