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육지면적의 8분의1이 넘는 광활한 대지의 러시아연방에는 영토만큼이나 많은 민족이 거주하고 있어 인사법 또한 다양하다. 그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인의 아침인사는 영어의 ‘굿모닝’과 같은 의미의 “도브로예 우트로!”이다. “도브로”라는 용어는 고대시기부터 교회에서 사용했던 “블라고”에서 파생됐는데, “착하다, 어질다, 선량하다, 복이 많다,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곧 러시아 민족의 심성에 스민 정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도브로예 우트로!(좋은 아침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인들은 결코 이 인사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그 뒤에는 항상 “카크 질라(별일 없으세요)” 또는 “카크 브이 파지바이체”(어떻게 지내세요)라는 말이 뒤따른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보통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며 “나르말리나”(그냥 그래요, 특별한 일은 없어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죠)라고 답한다. 이 말에는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자 하는 러시아인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인들은 가족이나 친척, 친한 친구들을 공공장소에서 만나면, 큰소리로 떠들썩하게 인사하며 서로를 껴안고, 서로의 빰에 세 번 키스한다. 인사를 나누며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대중 앞에서 표시하는 평범한 풍경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정이 많은 러시아인들의 모습이다.
황성우/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