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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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8-05-08 
실린 곳 문화일보 
뭍에서 멀리 떨어진 남해의 절해고도에 여자들만이 사는 여인도가 있었다. 그 풍문을 듣고 단신으로 뱃길에 오른 김 서방은 천신만고 끝에 섬을 찾았다. 섬은 김 서방의 출현에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술렁거렸다. 여인들에게 김 서방은 난생 처음 보는 외계인이었기 때문이다. 여인들의 자태가 아름다워서 김 서방은 취하다 못해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윽고 김 서방은 여인들로 에워싸인 채 어여쁜 여인의 안내로 추장을 알현하게 되었다. 추장은 나이가 삼십 안팎의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듣자 하니 손님의 몸에는 괴이한 꼬리가 달려 있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이오?” 추장은 김 서방을 보자마자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다짜고짜 물었다. 김 서방은 냉큼 바지를 벗고 추장 앞으로 다가섰다. “이 꼬리같이 생긴 몽둥이는 도대체 뭐 하는 거요?” 김 서방의 물건이 벌써부터 잔뜩 성난 상태였으니 몽둥이란 말을 들을 만도 했다. “네. 이것은 여자의 배앓이를 치료해 주는 소제봉(掃除棒)이라는 연장이옵니다.” 김 서방이 능청스럽게 이렇게 대답하자, 추장은 말했다. “그것 참 신기한 연장이군요. 내가 요사이 배앓이로 잠을 이룰 수가 없는데, 그 연장으로 고쳐 줄 수가 없겠소?” 하고 눈을 빛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곧 소제봉으로 치료를 해드릴 테니 다른 사람들은 물러가게 하옵소서.” 이 말에 추장은 시녀들을 물러가게 한 후 김 서방을 내실로 안내했다.

“아주 말끔하게 소제를 하게 되면 배앓이는 당장에 가실 겁니다. 그러하오니 제가 시키는 대로 옷을 모두 벗으시고 침상에 누우십시오.” 추장이 옷을 벗고 침상에 눕자 소제 작업은 정성스럽게 시작되었다. 추장은 처음 겪어보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한 작업이라 교태 섞인 소리로 소제봉을 빼지 말고 천천히 오래오래하라고 당부했다. “그 소제작업이 참 좋군요, 배앓이는 이제 씻은 듯이 가셨고 십년 묵은 체증이 다 떨어질 정도로 황홀하고 후련하네요.”

이후부터 김 서방은 추장의 주치의로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성스럽게 배앓이 치료를 해주었다. 또 그 소문을 듣고 찾아 오는 배앓이로 잠 못 드는 수많은 외래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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