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날 2008-01-15 
실린 곳 《엉킨 것들을 풀고》 
그는 믿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의 손에 끌려 신앙생활을 했으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그는 신앙인의 삶까지 졸업하고 말았습니다. 육군을 제대한 뒤로 복학하여 대학을 마쳤으나 그는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서른에 결혼하여 서른둘에 첫 아들을 얻었으나 그는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타이어 생산업체의 대리가 되었고, 과장이 되었고, 차장이 되었으나 그는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본가에 가면 그때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우리 장남 지켜달라고 기도했다. 예수님 믿어라. 내 소원은 그것뿐이다."

3년 전 그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엄숙히 집도해준 목사님이 고마워 장례식을 마친 다음 주, 그는 어머니의 교회를 찾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찬송 중에는 '나의 사랑하는 책'이 있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헤어졌으나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앉아서 재미있게 듣던 말…."

그는 눈물이 쏟아져 전혀 찬송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를 오가던 유년시절이 물물이 떠올라 그는 예배시간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제 다시 그는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살아생전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던 죄 많은 신앙인입니다. 그는 죄인입니다. 그는 깊숙이 고개 숙여 이 죄인을 받아주옵소서 기도합니다.

전대환 외, 《엉킨 것들을 풀고》(만우와장공, 2008), 11쪽.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548 다른나라 이야기 주지육림(酒池肉林)
547 다른나라 이야기 [지구마을아침인사] 인도네시아 “슬라맛 파기”
546 기타 이야기 오래 사는 독수리
545 우리나라 이야기 자기 무덤 파기
544 다른나라 이야기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아기 낳는 이야기
543 다른나라 이야기 "어떤 애피타이저가 거머리 식욕 돋울까"
542 다른나라 이야기 생명의 무게
541 기타 이야기 어느 바이올린에 적힌 글
540 기타 이야기 백화점 왕 잔 와나메이커
539 다른나라 이야기 “전화기 발명자 벨 아니다”
538 기타 이야기 내 곁엔 언제나 아빠가
537 우리나라 이야기 동물 왕 두꺼비
536 기타 이야기 인체의 숨겨진 비밀
535 기타 이야기 최후의 만찬
534 기타 이야기 “너는 자라”
533 기타 이야기 불만과 불평 줄이기
532 기타 이야기 자기자리 지키기
531 기타 이야기 아내와 함께 한다면
530 기타 이야기 너는 너를 얼마짜리로 생각하느냐?
529 기타 이야기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