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남산편지 324 
스페인의 시민전쟁이 전국에 걸쳐 맹렬하게 번지고 있었습니다. 국군이 한 마을을 탈환했습니다. 그 때 어느 건물의 한 모퉁이에서 가슴에 심하게 총상을 입은 적군 병사 한명이 죽어 가면서 안타깝게 소리쳤습니다.

"제발 죽기 전의 제 마지막 소원이니 신부님을... 내게 신부님을 모셔다 주세요. 제발."

이 소리를 들은 군인 한 명이 그에게 다가가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나쁜 놈!"

그러나 그의 동료 중의 어떤 군인이 적군 병사의 애절한 호소에 안타까운 마음을 이기지 못해 그의 부탁대로 급히 신부를 찾아 모셔 왔습니다. 신부는 죽어 가는 적군 병사에게 몸을 기울여 물었습니다.

"고해할 것이 있소?"

그러자 그 적군 병사는 겨우 입을 열어 간신히 말했습니다.

"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곳 성당의 주임신부님이십니까?"

그렇다고 대답하자 적군 병사는 신부에게 자신의 죄를 털어놓았습니다. 고해성사를 마친 신부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고 그의 온 몸에서는 땀이 그침이 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부는 침착하게 군인들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형제들이여, 이 부상병을 집안으로 운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죽어 가던 적군 병사는 신부의 말에 크게 감동하여 참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신부님이 나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나를..."

그러자 가까이 있던 군인 한 명이 말했습니다.

"당연하지 않아? 신부이니까."

그러자, 병사가 숨을 들이쉬며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나는 내손으로 32명의 신부를 살해했습니다. 마을을 침략할 때마다 사제관을 뒤져서 총, 칼, 몽둥이로 다 죽였습니다. 이 마을에서도 사제관을 뒤졌으나 신부를 찾지 못해 신부의 부모와 형제들을 죽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분이 이 죄 많은 나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이가 출판사의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에서 인용했습니다)

1. 20041021 구원의길, 행복의길.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468 기타 이야기 “환갑잔치를 걸인잔치로”
467 기타 이야기 ‘알콩달콩’ 행복 앗아간 ‘로또’
466 다른나라 이야기 [지구마을아침인사] 미얀마 “밍갈라바!”
465 기타 이야기 "사는게 심심해서" 러 갑부들 돈내고 거지 창녀 체험
464 기타 이야기 감사와 행복
463 기타 이야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462 기타 이야기 "내가 아닙니다"
461 기타 이야기 "그들은 '살아있는 마리아' 였습니다!"
460 기타 이야기 반 컵의 물로
459 우리나라 이야기 은인(恩人)이 된 묘구(墓丘) 도둑
» 기타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용서를
457 다른나라 이야기 [지구마을아침인사] 폴란드 “진 도브리”
456 기타 이야기 두 가지 국가를 함께 부르는 나라
455 기타 이야기 ´얼굴을 알 수 없는 그대에게 축복을!´
454 기타 이야기 전쟁터의 성탄절
453 기타 이야기 아인슈타인의 실험실
452 기타 이야기 세계가 만약 100명의 마을이라면
451 기타 이야기 영혼의 의사
450 기타 이야기 설교에 대하여
449 기타 이야기 가장 행복한 순간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