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1992-12-13 구미안디옥교회 주보 
훌륭한 인물에게는 훌륭한 스승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잘 아는 토정(土亭) 이지함은 조선조 5백 년을 통하여 기인적(奇人的) 행동과 파격적인 에피소드들을 남긴 전설적인 인물일 뿐만 아니라, 천문 지리 산수 의약 주역 등에 조예가 깊었던 선도(仙道)의 대가였다. 또한 연초마다 인기가 있는 토정비결(土亭秘訣)이 그에게서 유래되었음은 익히 아는 터이다.

이 토정의 스승이 이른바 송도삼절 중의 하나이고 당대의 명기(名妓) 황진이의 요염한 유혹을 기(氣)로써 다스렸다고 알려진 화담 서경덕 선생이다.

이 화담이 토정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유의태(柳義泰)가 허준(許濬)에게 냉혹한 방법으로 뜨거운 사랑을 베풀었던 과는 대조적으로 화담은 매우 정 많고 온화하게 토정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화담 선생이 죽을 때가 되어 토정에게 현실적인 가르침을 주려고 팔도를 함께 유랑하던 중 밀양에서 있었던 얘기다.

며칠째 굶주리던 화담 일행이 요기를 하려고 주막에 갔더니 빗장이 걸려 있었다. 하여, 어느 작은 절에 가 봤으나 거기도 텅 비어 있었다. 내려 오다 보니 나무 다리 위에 40쯤 되어 보이는 포졸이 힘없이 꾸벅거리고 앉아 있었다. 연유를 물으니, 주위에 염병(染病)이 퍼져 과객들로 하여금 이 곳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지키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열 명이 있었는데, 다 도망가고 혼자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왜 당신은 도망가지 않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 포졸은, “저까지 도망가면 누가 여기를 지킵니까? 내 비록 먹을 게 없어 포졸 노릇을 시작은 했지만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야 되지 않겠소?” 했다. 그 후 화담 선생은 염병 환자들을 구완하러 가면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저런 이의 운명은 감정할 수도 없다네. 운명에 맞서 저렇게 의연한 이는 하늘도 비켜 가는 법이지.”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448 기타 이야기 모든 염려 걱정 맡기고…
447 기타 이야기 공무원의 신조
446 기타 이야기 목사가 부인에게 듣고 싶은 말
445 기타 이야기 기업인과 정직
444 기타 이야기 당신이 가장 잘 아시나이다
443 기타 이야기 맛을 내는 박테리아
442 기타 이야기 고집
441 기타 이야기 IMF 시대 감원 대상 0순위
440 기타 이야기 불을 꺼뜨리지 말라
439 기타 이야기 당신의 판단에 상처받는 사람이 없어야
438 기타 이야기 네 편의 설교보다 더 나은 것
437 기타 이야기 예수의 건강비결
436 기타 이야기 거절당한 명작
435 기타 이야기 구두쇠의 금덩이
434 기타 이야기 성공의 조건
433 기타 이야기 성직자의 임무에 관하여(암브로스)
432 기타 이야기 물질을 이긴 분 - 김재준 목사
431 기타 이야기 착각
430 기타 이야기 감사의 설교
429 기타 이야기 실패의 은혜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