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숲 속에 거미가 살았는데, 그 거미는 흉칙한 얼굴 때문에 친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외로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거미에게 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 손님의 눈엔 거미가 너무도 이쁘게 보였고, 그 손님은 그만 거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손님은 거미집 한 가운데 조심스레 앉았습니다. 그 손님은 다름 아닌 아침의 이슬방울이었습니다.
물방울을 발견한 거미는 너무나도 반가워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말을 붙였습니다.
"저.... 이름이 뭐예요?"
"물방울이에요... 물방울~"
"당신은 어디서 왔죠?"
"난 당신이 볼 순 없지만 볼 수 있고, 느낄 순 있지만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왔어요."
물방울의 말에 거미는 도무지 이해할 순 없었지만. 너무나도 외로웠던 거미는 물방울의 방문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물방울아... 저기 나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러자 물방울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친구? 좋아...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야돼! 절대로 날 안거나 만져서는 안 돼... 절대로... 알았니?"
"좋아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준다니 난 너무 행복해."
그렇게 해서 둘은 친구가 되었고, 이제 거미는 물방울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미는 갑자기 사랑스런 물방울이 안아보고 싶었습니다.
"있잖아... 너 한 번만 안아보면 안되겠니?"
"그건 안 돼! 절대로...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 주었듯이 너도 약속을 지켜 줘."
물방울이 너무도 단호하게 말을 하자 거미는 그냥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거미는 물방울을 안아보고 싶어 물방울에게 애원했습니다.
"나, 딱 한 번만 널 안아볼게, 응?"
"거미야? 넌 날 사랑하니?"
"그걸 말이라고 하니?"
거미가 어이없다는 듯 반문하자 물방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럼 만약 내가 너의 곁을 떠난다 해도, 날 잊지 않을 거지? 날 잊지 말아줘..."
"당연한 거지... 내가 널 어떻게 잊어? 아마 니가 날 떠나면 나의 행복은 사라질 지도 몰라!"
"좋아. 그럼 날 만져도 좋아"
물방울은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거미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얼굴에 가득 함박웃음을 머금고 물방울을 힘껏 안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 입니까. 한순간에, 그녀를 느낄 수도 없는 빠른 시간에 물방울은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거미는 후회했지만, 후회에도 때는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사랑은 절대 소유가 아닙니다. 아끼는 마음, 베푸는 마음 그리고 이해하는 마음 그것이 사랑입니다. 욕심이 맘속에 자리잡는 순간부터 사랑은 변해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