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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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좋은 생각》 
어떤 남자가 엘리야 선지자와 함께 여행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한 가지 조건을 지켜야만 했다. 그가 선지자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처음 들른 곳은 어느 가난한 부부의 집이었다. 부부는 자신들이 먹을 음식의 일부를 나누어주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내주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부부의 주된 수입원이자 그들에게 우유를 제공하는 암소가 그만 죽고 말았다. 하지만 엘리야 선지자는 부부에게 고맙다는 말만 남긴 채 다시 길을 떠났다. 남자는 선지자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저토록 착한 부부에게 암소가 죽는 시련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선지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들은 여행을 계속했다.

다음으로 그들은 어느 부자의 집에 들르게 되었다. 하인이 나와 그들에게 수리 중인 헛간 한쪽 구석을 내주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헛간 벽이 말끔히 수리돼 있는 게 아닌가. 이제 남자는 더는 침묵할 수가 없었다.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그 집을 나서기가 무섭게 남자는 엘리야 선지자에게 따져 물었다.

"여행을 그만두어도 좋습니다. 어째서 그 착하고 친절한 부부한테는 소를 뺏고, 인색한 부자한테는 헛간까지 수리해 주신 겁니까?"

엘리야는 남자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세, 우리가 그 친절한 부부 집에 머물렀던 그날 저녁, 죽음의 천사가 그 집 부인을 찾아왔네. 나는 그에게 그들이 좀더 같이 살 수 있도록 그녀 대신 암소를 데려가라고 부탁했지! 그리고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그 부자의 경우는 말일세. 헛간 지하실 벽에 금은보화들이 묻혀 있었다네. 일꾼들을 시켜 공사를 마무리하다 보면, 부자는 그 보화들을 찾고 말았을 거야."

《좋은 생각》 2006년 9월호,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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