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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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232 
천사의 살갗이 황색인 천사가 있다면 놀라운 일일 것입니다. 다들 천사는 백색이라고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글로리아 김(61, 한국명 김연응) 할머니는 매일 새벽 2시면 눈을 뜹니다. 부엌으로 가서 커다란 냄비에 감자와 토마토, 국수가락을 넣은 수프를 끓입니다. 비닐 봉지에 빵과 과일도 챙깁니다. 총 200인 분입니다. 20년이나 된 낡은 승합차에 음식을 싣고 거리로 나서면 새벽 4시. 공원과 거리를 누비다가 노숙자를 찾아내면 클랙션을 빵빵 울리면서 "할렐루야"를 외친 뒤 음식을 건넵니다. 이것이 지난 16년간 변함없는 할머니의 일과입니다. LA 노숙자들 사이에 "수호천사"로 통하는 김 할머니는 "내가 돕지 않으면 홈리스들이 굶어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며 "노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샤워장까지 딸린 휴식처를 마련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합니다.

숭의여고를 나와 1976년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로 플로리다에서 일하면서 모셔온 어머니가 작고하면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꼬박꼬박 모아 불우이웃 돕기를 시작했습니다. 86년에 LA에서 "시온복음선교회"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노숙자 돕기에 나섰습니다. 이후 16년이 지나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김없이 끼니를 챙겨주는 할머니를 LA 거리 노숙자들은 사랑과 존경을 실어 할머니를 "마마"라 부릅니다. 할머니가 보살피는 홈리스는 백인, 흑인, 황인, 히스패닉계 등 피부색을 문제시 하지 않습니다.

"몸 약한 노숙자들이 패스트푸드 먹으면 건강을 망친다"며 빵, 과일, 야채 수프로 짜여진 메뉴를 고집하는 김 할머니는 매일 코리아타운의 한인 상점들이나 히스패닉 상점에 들러 빵과 과일을 기증 받습니다. 주말에는 교회 교인들이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주민들의 자원봉사를 받지만 벌써 손가락도 좀 굽고 백내장 때문에 눈이 침침한 백발의 김 할머니는 주로 홀로 승합차를 몰고 거리로 나섭니다. 김 할머니의 선행은 현지 신문인 LA타임스에 여러 차례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올 초에도 공원을 돌며 부랑자들에게 빵과 수프를 나눠주는 할머니를 '육신과 영혼을 먹인다'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020810 자의 조선일보에서 인용되었습니다.)

성경에서 우리는 천사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우리 성경에는 천사를 ‘주의 사자’로 번역하기도 한다.) 천사는 하나님의 부리는 영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인간을 도우러 눈으로 볼 수 있게 나타난 것을 성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보다는 인간을 ‘주의 사자’로 이용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주의 사자’(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리아 김 할머니는 한국인의 모습을 한 천사라 할 것입니다. 오늘 나의 하루를 하나님의 사자(천사)로서의 삶으로 살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경북대학교 정충영 교수

1. 20021219 Daily B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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