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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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정리: 전호영) 
속칭(俗稱) 김삿갓, 본명(本名) 김병연(金炳淵)의 방랑(放浪) 일화(逸話) 한 가지.

그는 조부(祖父)가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으면서 홍경래의 난을 평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굴하게 항복한 것이 부끄러워, 허름한 옷차림에 삿갓을 눌러 쓰고 팔도강산(八道江山)을 유랑(流浪)했다고 하여 그를 보통 김삿갓이라 부르는 것이다.

김삿갓이 이와 같은 몰골을 하고 어느 여관(旅館)에 들렀다. 주인이 가만 보니 철푼없는 나그네인지라, 밥값 받기는 도무지 글렀다 싶어서 식은 밥 한 덩이에다가 된장 한 숟가락을 발라서 덜커덕 놓고 갔다. 김삿갓이 생각하니 괘씸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 떠나기 전에 여관 벽에다가 다음과 같은 낙서(落書) 한 구절을 써 붙이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二十樹下(이십수하) 三十客(삼십객)이 四十家(사십가)에서 五十食(오십식)을 하고 간다."

어려운 글자는 별로 없어서, 주인이 몇 번이고 읽어 봐도 그 뜻을 알 길이 없다. 그 어설픈 나그네가 무슨 뜻으로 이런 글을 써 두고 갔는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여관에 오는 사람마다 다 물어 보아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꽤 똘똘해 보이는 청년이 하나 왔기에 그에게 이 글을 보이며 물었다. 청년 왈(曰),

"댁에서 그 나그네에게 어떻게 대접해 주었습니까?"

"몰골이 허름하기에 웬 돈이나 내겠나 싶어서 찬 밥 한 덩이에다가 된장 한 숟가락을 발라 주었지요."

청년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한참 생각하더니,

"'스무나무 밑에 사는 서러운 객이 망할 놈의 집에 와서 쉰 밥을 먹고 간다'는 뜻이올시다."

"어째서요?"

"二十樹下(이십수하)는 스무나무(느티나무 비슷한 나무) 밑이라는 뜻이요, 三十客(삼십객)은 서런(서러운) 객이라는 뜻이요, 四十家(사십가)는 마한 집(망할 집)이라는 뜻이요, 五十食(오십식)은 쉰 밥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천 년 전 예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마태복음서 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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