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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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377 
임진왜란 때의 명장 오성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의 어렸을 때 이야기입니다.

항복은 바로 옆 대장간에서 낫이나 호미를 만들며 그 끄트머리 쇠붙이를 톡 끊고는 아무렇게나 내 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린 항복은 버려진 쇠붙이가 너무 아까웠습니다. 양반 체면상 상놈이 버린 것을 손으로 줍기가 창피해 앉아서 노는 체하고는 엉덩이로 그것을 한 곳으로 모아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눈치를 챈 대장장이는 어느 날 심술이 나 아직 뜨거운 끄트머리 쇠를 버려 항복의 엉덩이가 데었습니다. 이튿날, 항복은 살구를 가지고 나와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대장장이는

“도련님, 거 나도 한 개 주어요”

하고 장난삼아 말했습니다. 그러자 항복은

“눈 꼭 감고 입 벌리면 하나 주지”

하고 말했습니다. 항복은 눈을 감고 입을 떡 벌린 대장장이의 입에 무얼 넣어 주었습니다.

“어! 퉤퉤, 이거 똥 아냐?”

“양반을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았느냐? 똥을 먹어야 하는 거야!”

항복이 말했습니다.

오랜 후에 의젓한 서당 도련님이 된 항복은 가난뱅이가 된 대장장이를 잠시 자기 집으로 오라고 전갈을 보냈습니다. 항복이 말했습니다.

“내 영감이 오늘날 이렇게 되리라 짐작하고 있었소. 그렇게 끊어진 쇠붙이를 함부로 버리니, 그게 모두 합치면 얼마나 많겠소? 그래서 양반 체면에 손으로 집어 올 수는 없어 엉덩이로 물어다 모았더니만 그게 두 독이나 되었다오. 처음부터 애초부터 당신 것이니 가져다가 대장장이 일을 계속하도록 하시오. 늘그막에 고생이라도 면해야지!”

대장장이는 정말 미안한 듯 말했습니다.

“그저 황송할 뿐입니다. 덜 식을 것을 던져 드리기도 하고...”

항복은 너털웃음을 웃으며 말했습니다.

“허허, 그거야 살구로 갚지 않았소?”

대장장이는 열심히 일해 다시 일어서게 되었고 말년을 여유 있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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