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공능교회 자유게시판 
바람이 몹시 불고 추운 겨울날, 스님 한 분이 시골 논두렁 좁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논두렁 한가운데쯤 왔을 때 맞 은 편에서 말을 타고 오는 젊은이와 마주쳤다.

"나는 갈 길이 급해요. 어서 비켜요."

젊은 사람은 말 위에 탄 채 한 발로 스님의 가슴을 밀어 걷어찼다.

스님은 양팔을 허우적거리다가 그만 물이 고인 논바닥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젊은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에 채찍질을 하며 유유히 가버렸다.

그런데 왠일인지 젊은 사람은 잠시 후에 말에서 내려 논두렁 가운데까지 다시 걸어왔다. 스님을 발로 걷어찰 때 한 쪽 가죽신이 벗겨져 논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흙탕물에 젖은 옷을 찬물에 씻고 있던 스님은 논 가운데 떨어져 있는 가죽신을 보고 다시 물로 들어가 그것을 집어들고 거기에 묻은 진흙을 자기 옷으로 문지르며 젊은 사람 눈 앞에 내밀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젊은 사람은 그것을 받지도 못하고 어찌할 줄 모르다가 드디어 논두렁에 엎드려 엉엉 소리내어 울면서 스님에게 사과했다.

"스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오만불손하던 젊은이는 한없이 너그러운 스님으로부터 비로소 겸손과 예의를 배운 것이다.

1. 20021112 Daily Bread.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288 기타 이야기 잊을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
287 기타 이야기 거짓말 챔피언
286 기타 이야기 황색 피부의 천사
285 기타 이야기 사탄의 속삭임
284 기타 이야기 자귀나무껍질 '합환피'
283 기타 이야기 대통령 봉급
282 기타 이야기 로봇들의 토론
281 기타 이야기 웃음의 효과
280 기타 이야기 잃어버린 웃음
279 기타 이야기 링컨대통령이 수염을 기른사연
278 기타 이야기 구세군 창시자
277 기타 이야기 영성과 지성
276 기타 이야기 묻혀있는 보화
275 기타 이야기 양치기 모세
274 기타 이야기 실패의 은혜
273 기타 이야기 깨진 꽃병 하나
272 기타 이야기 열심덩어리
» 기타 이야기 겸손을 배운 젊은이
270 기타 이야기 29년을 기다렸던 한 마디 말
269 기타 이야기 나를 먼저 묶어야 한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