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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by 마을지기 posted Mar 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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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2-10-19
성서출처 고린도후서 11:1-33
성서본문 내가 여러분과 같이 있는 동안에는 빈곤하였지만, 여러분 가운데서 어느 누구에게도 누를 끼친 일은 없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온 교우들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조달해 주었습니다. 나는 모든 일에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애썼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고후 11:9)
다음 이야기는 지난 9월, 어느 신문에 나왔던 기사의 내용입니다.

"수능이야 다시 볼 수 있지만 아버지는 한 분뿐이잖아요."

이 말은 95년부터 만성 간경화증을 앓아온 아버지(백병철, 52세, 서울 송파동)를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준 아들 진우(17세, 경기고 3)군이 병실에 누운 채 한 말입니다.

서울 중부시장에서 김 도매업을 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던 백씨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지난 99년 말. 가족과 함께 새천년맞이 축제를 구경하고 들어온 백씨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부인 노경순(46)씨는 "복수가 차 배가 산처럼 부풀고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며 "그 후로 발작과 응급실행, 입원이 수없이 반복됐다"고 말했습니다.

노씨는 지난 2년여 동안 온 재산을 털어 남편 치료에 나섰지만, 올 초 간 이식 없이는 회복이 어려운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몸이 건강한 진우군이 간 이식을 하기로 했지만 "만 16세가 지나야 이식수술을 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따라 17세가 된 지난 4월에야 간 이식을 위한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 날짜는 수능 뒤인 오는 11월 말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백씨가 지난 7월 말 입과 항문으로 토혈을 시작하면서 사정이 급해졌습니다. 보다 못한 진우군은 "내가 수능을 포기하겠다"고 나섰고, 아버지는 "차라리 내가 죽지 아들 앞길은 못 막겠다"며 버텼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혼수상태일 때 어머니와 상의해 몰래 응급수술날짜를 잡고 수술을 강행했습니다. 12시간의 대수술 끝에 명치부터 배꼽까지, 배꼽부터 옆구리까지 50㎝ 길이의 '영광스러운' 흉터가 생겼지만 진우군은 눈을 뜨자마자 "아버지 괜찮으시냐?"는 말부터 꺼냈다고 합니다.

아버지 백씨는 지난 9월 3일 12시간의 대수술 끝에 아들의 간을 이식받고 이날 회복운동을 막 시작했습니다. 11일 오후 10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의 한 병실. 간 이식수술 후 보행보조기를 짚은 아버지는 병상의 아들을 보고 말했습니다. "네가 얼른 일어나야지… 얼른 일어나 공부해야지…." 아버지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가득했지만, 아들은 "편찮은 데 없으시냐?"며 줄곧 아버지 걱정뿐이었습니다. 진우군은 퇴원 후 수능을 치를 예정이라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이제 마음이 후련해 공부도 잘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아버지의 손을 꼭 잡으며 "어릴 때처럼 함께 수영도 하고 여의도에 자전거도 타러 가요" 하며 밝게 웃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짐으로 생각하지 않은 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벌어서 생계를 유지하며 목회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그렇게 한다고 말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짐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짐을 짐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쁘게 살아가십니까?

이야기마을 생명샘

전대환의 성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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