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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11-04-15 |
출처 |
권중대, 《사람 그리운 날에》(수필과비평사, 2001), 123쪽 |
책본문 |
기계 문명의 비정함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돈을 넣어야 작동하는 기계의 등장이 아닌가 한다. 아무리 딱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해도 동전이 떨어지면 전화는 매정하게 끊어지고 만다.
가게에서 사람을 상대로 하면 외상도 가능한 일이지만 자판기는 단돈 1원이 모자라도 어림없는 일이고, 백만 원을 결재할 신용카드에 계산 착오로 1원이라도 모자랄 경우에는 외수 없이 연체거래가 되어 그 동안 어렵게 쌓아 온 신용을 망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판기와 같은 기계가 종류에 있어서나 양적으로나 급속도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분 나쁜 것은 전화했을 때 사람이 나오지 않고 기계로 합성한 목소리로 응답하는 것이다. |
사용처 |
1. 20130609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
가는 곳마다 자판기가 많이 있는 것,
사람 대신에 기계가 전화를 받는 것은
사람을 쓰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계가 사람을 위해서 있어야 할 텐데,
사람을 기계에 맞추어야 하는 세상입니다.
다 편리함을 위한 것이겠지만, 사람은
사람대접을 받을 때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