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울타리

by 마을지기 posted May 03,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1-02-11
출처 박범신,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일》(이룸, 2003), 69-70쪽
책본문 원래 우리의 울타리나 대문은 싸릿대로 적당히 엮어 만들어 둘러치는 것인데, 콘크리트 담장과 달리, 울타리는 바람도 햇빛도 소통이 자유로워 그냥 경계선의 표지일 뿐 이쪽 편과 저쪽 편을 나누는 단절의 벽이 아니다. 전통 한옥의 방문 또한 창호지 한 장을 발라 가렸으니, 가릴 건 가리되 소통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누대로 그렇게 살아온바, 순박한 시골 어른들에겐 아직도 네 것 내 것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명은 소유를 가르친다.
창호지는 방의 안과 밖을 나누어주지만
빛과 바람과 소리는 잘 통하게 해줍니다.
싸리울타리 역시 집의 안팎을 나누지만
밖에서도 집안사정을 감지하게 해줍니다.

바가지도, 된장독도, 창호지도, 울타리도.
모두 안과 밖이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통하기를 좋아했지만
우리는 그 전통과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57 2011-03-28 사랑의 구체적 방법 4774
1656 2011-03-24 “이 정도면 괜찮지!” 5329
1655 2011-03-22 천사와 악마 5576
1654 2011-03-21 손님이 저지른 죄도 책임은 주인에게! 4743
1653 2011-03-08 "친구여, 창문을 열라!" 5453
1652 2011-03-07 고독한 사람 4927
1651 2011-03-04 우울증 치료 5295
1650 2011-03-03 걷기는 골격을 강화한다! 4980
1649 2011-03-02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 4897
1648 2011-02-28 조언은 일이 시작될 때부터 4925
1647 2011-02-23 고운 사람, 미운 사람 5256
1646 2011-02-22 종이 책의 장점 5647
1645 2011-02-21 다만 바라는 바는 4970
1644 2011-02-18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한다! 5254
1643 2011-02-17 보름 4766
» 2011-02-11 울타리 5029
1641 2011-02-10 세계 최악의 총기사건 5199
1640 2011-02-09 "비싼 밥을 먹었습니다!" 4942
1639 2011-02-08 권태 4837
1638 2011-02-07 "우리 며느리가 신식 음식을 했어!" 563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