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지도자 계급에 속하는 사람

by 마을지기 posted May 02,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0-09-09
출처 이양하, 《이양하 수필 전집》((주)현대문학, 2009), 351쪽
책본문 우리나라 공무원이면 으레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농민, 노동자에게 있어서는 고무신 할 결레, 어린애의 저고리 한 채가 1년 예산의 중요한 항목의 하나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나는 공무원의 하나로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감으로 되고 또 외국의 일류 신사가 입어 부끄럽지 않는 옷과 신을 신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을 생각하여서는 확실히 분에 넘치는 것입니다. 짚신을 신고 무명옷을 입어도 하등의 지장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그릇된 생활관념과 생활양상의 일례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소위 지도자 계급에 속하는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잘사는 외국 사람을 쳐다보고 살 것이 아니고, 가난한 우리의 농민, 노동자를 내려다보고 살아야 할 처지입니다.
이 글은 수필가 이양하 선생께서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61년에 발표한 글입니다. 그 당시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양극화가 심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류층의 진가는 얼마나 잘 차리고 다니는가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가 하는 데서 드러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577 2010-10-07 프로 기생 5013
1576 2010-10-06 남을 설득한다는 것 4948
1575 2010-10-05 사랑이 필요한 계절 4870
1574 2010-10-04 "경계하라, 그 사람을!" 4958
1573 2010-10-01 매력은 어디서 오는가? 5210
1572 2010-09-30 모르는 게 약 4944
1571 2010-09-29 좋은 생각만 하겠다고 결심하라! 5007
1570 2010-09-28 "원하는 자리에서 적을 맞을 수 없다!" 4807
1569 2010-09-27 청구서가 오지 않는다! 4809
1568 2010-09-24 "수백만의 독자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5021
1567 2010-09-20 참된 예술작품은 말하지 않는다! 5251
1566 2010-09-13 "나는 좋아져 간다!" 5142
» 2010-09-09 지도자 계급에 속하는 사람 5172
1564 2010-09-07 칭찬을 들을 때 5480
1563 2010-09-06 헤드헌터가 주목하는 사람은? 5051
1562 2010-09-03 아주 불쌍한 사람 5178
1561 2010-09-02 안아주기 5060
1560 2010-09-01 별 한 개가 모여서 5221
1559 2010-08-31 가장 뜻깊은 날 4915
1558 2010-08-26 나는 편안함을 주는 사람인가? 52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